[AG 복싱] 이승배, '메달거부' 소동에 "스포츠맨십 어긋난 행동, 안타깝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4.10.01 18: 04

신성한 국제대회서 웃지 못할 해프닝이 발생했다.
박진아(25, 보령시청)가 아시안게임 최초로 한국 여자 복싱에 은메달을 안겼다. 박진아는 1일 오후 인천 선학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여자 복싱 라이트급(60㎏) 결승서 인쥔화(중국)에게 0-2로 판정패했다.
귀중한 은메달이다. 4년 전 광저우 대회서 동메달 1개를 따냈던 한국 여자 복싱은 이날 박진아의 은메달로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박진아는 여자 복싱이 처음 도입된 광저우(9위)에서의 아쉬움도 모두 떨쳤다.
문제는 시상식이었다. 전날 준결승서 박진아에게 0-3으로 판정패했던 사라스와티 사리타 데비(인도)가 시상을 거부했다. 시상대에서 내려와 동메달을 박진아의 목에 걸어줬다. 당황한 박진아가 메달을 돌려주려했지만 데비는 끝내 받아주지 않았다. 박진아는 결국 주인 없는 동메달을 시상대에 올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준결승 판정패에 대한 데비의 몰상식한 항의였다.
누가 봐도 그림이 좋지 않았다. 이날 경기장엔 메달리스트뿐만 아니라 수많은 팬들이 찾아왔다. 또 각국의 복싱계 관계자들과 취재진도 많았다. 동메달리스트가 은메달리스트에게 자신의 메달을 걸어주는 모습을 반기는 이는 없었을 것이다. 
박진아는 경기 후 인터뷰서 "메달 색깔을 떠나 은메달에 100% 만족한다"면서 "편파 판정 논란 때문에 크게 상처 받지 않았고, 개의치 않았다. 만족스런 경기였다. 판정은 심판이 할 일이다"라고 데비와 준결승전에 대해 쿨한 답변을 내놨다.
하지만 데비는 그렇지 않았다. 전날 인도 선수단과 취재진이 거센 항의를 했던 걸론 모자랐다. 아시아 최고의 무대에서 해서는 안될 '시상거부' 소동을 일으킨 셈이다.
이승배 대표팀 감독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사건 직후 OSEN과 통화에서 "안타깝다. 페어플레이와 스포츠맨십에 어긋난 행동이다"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이 감독은 "명백한 규정이 있다. 소청 등 정식 경로를 통해 항의해야 하는데 안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아쉬워했다.
이 감독은 "박진아가 마음의 상처를 크게 받았을까봐 걱정된다"면서 혹여 박진아가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았을까 염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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