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 감독, "AG 손에 땀나더라, 이태양 잘했어"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10.01 17: 57

"나도 손에 땀이 나더라고".
한화 김응룡(73) 감독이 껄껄 웃었다. 1일 대전 SK전을 앞두고 덕아웃에 모습을 드러낸 김응룡 감독은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 금메달 이야기에 "결승전을 봤는데 나도 손에 땀이 나더라. 7~8회에 어찌나 긴장이 되던지"라며 "결승전에서 졌으면 아마 초상집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룡 감독은 "대만이 국제대회에서 우리를 자주 잡지 않았나"며 대만을 무시할 수 없는 팀이라는 점을 강조한 뒤 "안지만이 7회 위기에서 잘 막아줬다. 안지만이 점수를 1점이라도 더 줬으면 이기기 어려웠을 것이다"며 안지만의 공을 높이 평가했다.

물론 김 감독에게 최고의 MVP는 팀 내 투수 이태양이었다. 김 감독은 "이태양이 금메달 따는 데 결정적 공헌을 했다고 하더라. 이태양이가 운도 참 좋아"라며 "이태양이 결승전 아침에 전화가 왔더라. 그래서 잘 던졌다고 말해줬다"고 뒷이야기도 전했다.
이태양은 중국전에서 2-2 동점으로 맞선 5회 두 번째 투수로 나와 4이닝 1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돼 한국의 결승행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한화 선수단에 합류한 이태양은 김 감독을 찾아가 직접 인사했고, 김 감독도 "축하한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김 감독은 "이태양이가 내 친구 아냐"라며 금메달 리스트가 된 제자의 모습에 흐뭇해 했다.
이어 김 감독은 '이태양을 키운 보람이 있겠다'는 말에 "내가 뭐 한 게 있다고 그러나"며 손사래 치더니 "이태양은 고생을 해본 선수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자만하지 않고 잘 할 것이다. 올 겨울부터 어떻게 보내느냐가 중요하다. 남들처럼 놀지 않고 훈련을 열심히 해야 한다"며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이태양도 "감독님께 감사한 마음에 전화를 했다"며 쑥스러워한 뒤 "금메달이라는 소중한 선물을 받은 만큼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더 중요하다. 난 아직 커가는 과정의 선수다. 금메달의 기쁨을 잊고 다시 시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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