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차기 감독은 누구? '내부 승격' 대세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10.12 06: 01

한화의 차기 감독은 누가 될 것인가. 결정의 시간까지 일주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내부 승격' 대세론이 힘을 얻고 있다.
한화는 오는 17일 광주 KIA전을 끝으로 올 시즌 모든 일정을 마감한다. 김응룡 감독의 2년 계약기간도 만료된다. 팀 성적에 관계없이 김응룡 감독은 2년을 하고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김응룡 감독이 떠날 채비를 하고 있는 가운데 한화 구단도 본격적으로 차기 감독 선임 작업을 시작했다. 외부 영입과 내부 승격,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
▲ 내부 승진이 대세론 된 이유들

하지만 최근 야구계 흐름과 한화 구단 케이스를 보면 외부 영입보다 내부 승격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최근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팀들이 하나같이 내부 승격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고, 한화 구단이 선임했던 최근 감독들이 모두 외부에서 왔지만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기적으로 이젠 구단 출신 감독이 나와야 한다는 대의명분까지 있다.
최근 야구계의 감독 선임 성공 키워드는 내부 승격이다. 통합우승 3연패에 페넌트레이스 4연패를 눈앞에 두고 있는 류중일 삼성 감독은 선수-코치로 24년을 한 팀에서 보낸 뒤 2011년부터 사령탑에 올랐다. 삼성 구단의 내부 사정과 선수 특성에 대해 누구보다도 능통하게 잘 파악하고 있었던 류중일 감독은 이렇다 할 시행착오라고 할 것 없이 특유의 소통 리더십으로 팀을 결속시키며 새 지평을 열었다.
넥센 염경엽 감독도 팀의 전신격이라 할 수 있는 현대 시절부터 코치와 프런트를 넘나들었고, 2012년 10월 내부 승격으로 지휘봉을 잡아 팀을 창단 첫 2년 연속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선수 파악이 잘 돼 있었던 염 감독도 화합을 중요시한다. LG의 대반등을 이끈 양상문 감독도 투수코치로 팀에 오랫동안 몸담다 다시 팀에 돌아온 케이스. 냉철한 지략가 이미지에도 선수단을 하나로 묶는 열린 리더십을 보였다.
반면 KIA 선동렬 감독과 롯데 김시진 감독 등 외부에서 온 감독들의 성적과 결과는 그리 좋지 못하다. 표면상으로 내부 승격이지만 팀에 온지 1년 만에 2군 감독에서 1군 감독이 된 두산 송일수 감독도 굳이 따지면 외부로 분류해야 한다. 여기에 한화 김응룡 감독까지 이 팀들은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 하위권으로 처져있다. 매년 시즌 중에나 후에나 코치진 교체 등으로 홍역을 앓으며 내부적으로 좀처럼 화합이 되지 않고 있다.
한화는 2003~2004년 유승안 감독이 내부 승진한 것을 끝으로 최근 3차례 감독 교체에서 모두 외부 영입을 택했다. 김인식 감독, 한대화 감독, 김응룡 감독이 차례로 팀을 맡았지만 김인식 감독 초기 반짝할 때를 제외하면 성적이 부진하다. 한화 구단 창단 후 사상 최악의 암흑기가 이어지고 있다. 구단의 투자 미비의 과실도 빼놓을 수 없는 추락의 큰 이유이지만 외부에서 처음 팀을 맡아 겪어야 감독들의 시행착오도 없지 않았다.
한 야구 관계자는 "최근 2년 동안 한화를 보면 시행착오라는 게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다. 외부 감독들은 팀 파악이 안 된 상황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기 위해 강한 변화를 주다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현직의 모 지도자도 "한화 전력이 4강은 몰라도 이렇게 꼴찌까지 떨어질 정도는 아니다. 선수 파악이 안 이뤄진 부분이 크다. 새 감독·코치들이 와서 선수 파악하다 귀한 시간을 날리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 앞으로 일주일, 한화 팀 운명 걸렸다
또 하나는 '한화 구단 출신 지도자들에게 한 번 기회를 줘야 하지 않겠느냐'는 대의명분이 강조되고 있다. 한화그룹의 사훈은 잘 알려진 대로 신용과 의리. 그동안 한화에는 특급선수들이 많이 배출됐지만 유승안 감독을 빼면 정작 구단 출신 내부 감독은 전무하다시피 했다. 한 야구인은 "정작 한화 출신 감독이 없다. 이번에도 안 되면 앞으로 보기 어려울 수 있다. 그들도 나이를 먹고 있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물론 현역 시절 명성과 실력이 지도자로서 능력으로 연결되는 건 아니다. 그것은 분명 별개의 문제다. 하지만 한화 내부에는 2012년 막판 감독대행으로 팀을 성공적으로 지휘했던 한용덕 단장특별보좌, 최근 2년 동안 퓨처스를 맡아 유망주들을 육성해낸 이정훈 2군 감독처럼 유능한 지도자들이 존재한다. 대안이 없다면 외부로 시선을 돌릴 수밖에 없지만 한화는 꼭 그렇지 않다.
이들은 수년간 한화에 몸담으며 팀과 선수들에 대한 파악이 잘 되어 있고, 적극적인 소통을 하는 스타일로 열린 리더십을 가졌다. 이외 내부 출신 코치들은 1~2군을 오가며 오랜 시간 동안 팀과 선수들을 누구보다 깊게 들여다보고 있다. 요즘 대세가 되고 있는 형님 리더십에 오랫동안 함께 해온 내부 코치들이 하나로 뭉친다면 기대이상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화 구단도 내부 승격에 무게를 두고 감독 선임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감독 문제는 구단이 아니라 그룹 최고위층 재가가 떨어져야 하기 때문에 변수가 많다. 한화와 꾸준히 접촉 소문이 나고 있는 외부 인사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여러 가지 까다로운 조건뿐만 아니라 알려지지 않은 신의의 문제까지 걸려있어 불편한 기류가 흐르고 있는 게 사실이다.
시즌 막판이 되며 한화 구단과 선수단 안팎으로 차기 감독 선임 문제로 분위기가 많이 어수선하다. 한화는 구단 고위층부터 차기 감독 선임에 사활을 걸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새 감독 선임은 아직 결정된 게 아무 것도 없다. 다음 주까지 모든 경기를 마쳐야 최종 결정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원론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이제부터 운명의 일주일, 과연 내부 승격 대세론은 계속 끝까지 힘을 받을 수 있을까. 이번 차기 감독 선임에 한화 팀 운명이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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