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하와 얼굴들, '마음'으로 '위안'을 노래하다[종합]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4.10.13 22: 46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이 로큰롤 기초에 충실한 음악으로 돌아왔다. 사람의 마음에 대해 담은, 누구나 느껴봤을 법한 감정들을 음악으로 풀어내 공감을 얻고자 한다. 오래 준비한 만큼 더 완벽하고 좋은 소리,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장기하와 얼굴들은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정규 3집 앨범 '사람의 마음' 발매 기념 음악감상회를 개최했다. 이날 장기하는 새 앨범을 만든 과정에 대해서 밝히며 그의 음악에 담긴 생각과 메시지에 대해 설명했다.
오는 15일 0시 발매되는 장기하와 얼굴들의 정규 3집 '사람의 마음'은 멤버 장기하가 전곡 작사와 작곡, 장기하와 얼굴들이 편곡을 맡았다. 이는 지난 2011년 6월 발표했던 2집 앨범 이후 3년 4개월 만에 발매하는 정규앨범이라 관심이 크다.

타이틀곡 '사람의 마음'은 장기하가 매일 밤 라디오를 진행하면서 청취자들에게 들은 이야기와 그가 해줬던 이야기를 소재로 작업한 곡이다. 장기하가 지칠 정도로 열심히 살고도 찜찜한 마음으로 귀가하는 이들에게 '오늘 할 일은 다 잘 마치신 거예요. 일단 푹 주무세요'라고 위로해주는 내용을 담았다.
# "멤버들 의견 반영 높이고 소리는 비웠다"
이날 멤버 하세가와 요헤이는 새 앨범에 대해 "지난 앨범에 비해 멤버들의 의견이 더 많이 반영됐다. 개인이 하고 싶은 표현 부분이 더 잘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라면서 "멤버가 6명이 됐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조심했던 것은 소리를 빼는 것이었다. 소리가 더 들어가고 풍부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씩 잘 들리고 질감을 조금 더 신경 쓰면서 비워야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 키보드의 이종민은 "좀 더 편안하게 힘을 많이 뺐다. 간결하고 강한 느낌으로 가자고 마음속에 작업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원하는 사운드를 위해서 하고 싶은 것 다해봤다"
장기하는 새 앨범이 3년 4개월 만에 나온 것에 대해서 "덜 중요한 이유를 먼저 말하자면, 록밴드이기 때문에 활동 기간이 길 수밖에 없다. 첫 1년 정도는 2집 활동의 연속이었고, 그 다음에는 음악 외적인 활동도 있기는 했다. 그것 때문에 조금 늦어진 것도 없지 않아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13곡을 원하는 사운드로 만들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시도를 전부 해봤다. 녹음 엔지니어를 바꾸는 시도도 해보다 보니 결과적으로 각 곡당 2~3가지 버전이 나왔다. 합주실에서 녹음한 것과 외부 큰 스튜디오를 빌려서 녹음한 것이 있다. 30곡이 넘게 녹음한 정도의 시간을 들일 수밖에 없었다"라고 털어놨다.
또 장기하는 이번 앨범에 대해 로큰롤 '기초'에 출신한 앨범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운드적으로 전작들보다 좀 더 단순하고 로큰롤의 기본에 충실한 곡을 만들려고 노력했다"라며 "로큰롤의 기초에 충실한 음악이다. '기초에'가 강조돼야할 것 같다. 간소한 요소들을 이용한 쉬운 로큰롤 음악을 해보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 '나 혼자만이 아니었구나'…"위안이 됐으면 좋겠다"
 
이번 앨범은 사람의 마음, 감정에 대한 음악이다. 장기하는 "'싸구려 커피' 때부터 앨범 전체의 주제를 정해놓고 곡을 써본 적은 없다. 일정 기간 동안 자연 발생적으로 나온 곡들을 모아놓으면 특정한 주제가 생기는 것이었다. 이번에는 곡을 모아놓고 보니까 사람의 마음이더라"라며 "어떤 곡에는 지고지순한 마음, 어떤 곡에는 파렴치한 마음, 또 불안한 마음이 있다. 누구라도 겪어봤을 법한 감정들을 한 가지씩은 있다고 생각했다. 사운드적으로 전작들보다 좀 더 단순하고 로큰롤의 기본에 충실한 곡을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장기하는 "이런 생각은 나만 하는 게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고, 그게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사실 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이 없다기보다는 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말을 할 정도로 부지런하지 않다"라며 "처음부터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노래를 만든 적은 없다. 누구나 가져봤음 직한 사람의 마음이다. 그 중에 한 곡이라도 듣고 나 혼자만이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 음반이라면 좋을 것 같다"라고 바람을 밝혔다.
심장을 형상화하 앨범 표지 이미지에 대해서는 "1집 때부터 계속 같은 디자이너와 일하고 있다. 김기조라는 디자이너인데, 항상 방식은 같았다. 전곡을 들려주고 떠오른 것을 보내 달라고 해서 그렇게 했다"라며 "사람의 마음이라는 텍스트를 떠올렸을 때 심장 이미지가 혈관까지 자세히 보이는 이미지가 떠올랐다고 하더라. 내가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사람의 마음을 표현하는 상징으로서의 심장은 추상화된 하트인 경우가 많은데, 그건 사람의 몸과 마음을 분리시켜서 생각할 때 하는 것 같다. 이건 정말 장기다. 몸인데, 사람의 마음이냐 몸이냐 경계가 불분명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마음에 들었었다"라고 설명했다.
또 장기하는 음원차트 성적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밝혔다. 장기하는 "진짜 생각을 많이 했다. 차트 성적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기분이 안 좋아지기도 했다가 전혀 신경 쓰지 않아도 될 부분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부담감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어째든 우리는 많이 들어주면 들어줄수록 당연히 감사하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하지만 지금의 차트라는 게 여러 이슈가 어떻게 흘러가느냐에 따라서 많이 변화할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음악이 가진 가치보다 높이 평가되는 음악이 있는가 하면, 그 반대의 음악도 있는 것 같다"라며 "언제든지 변할 수 있는 것 같다. 차트 성적에 신경 쓰기보다는 음반을 만족스럽게 잘 만들었으니까 최대한 많이 알리고 공연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장기하와 얼굴들은 컴백과 함께 오는 23일부터 서울을 시작으로 대전, 대구, 전주, 부산을 순회하는 전국투어를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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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두루am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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