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3년 연속 출루율 1위 '장효조 이후 최초'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10.18 06: 30

한화 4번타자 김태균(32)이 3년 연속 팀 성적 최하위에도 출루율 타이틀 3연패에 성공하며 자존심을 지켰다.
김태균은 지난 1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시즌 최종전에 4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장, 1회 첫 타석 홈런 포함 3타수 1안타 2타점 1볼넷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 3할6푼5리가 된 김태균은 서건창(넥센·.370)에 밀려 아쉽게 2위에 만족했지만 출루율에서는 1위를 수성했다.
시즌 최종 출루율 4할6푼3리를 마크한 김태균은 이 부문 2위 강정호(넥센·.459)를 따돌리고 최종 1위를 차지했다. 도루를 제외한 타격 주요 부문에서 서건창(타율·안타·득점) 박병호(홈런·타점) 강정호(장타율) 등 넥센 타자들이 휩쓸었지만 그 와중에 김태균이 출루율 타이틀 수성에 성공했다.

김태균은 일본에서 다녀와 한국 복귀 첫 해였던 2012년 4할7푼4리로 데뷔 처음 출루율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해 타율(.363)과 함께 출루율 1위로 2관왕에 올랐다. 타율 3할1푼9리로 다소 부진했던 지난해에도 김태균은 출루율 4할4푼4리로 이 부문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여세를 몰아 올해까지 3년 연속 출루율 1위로 힘을 보여줬다.
역대 프로야구에서 출루율 타이틀을 3년 연속 가져간 타자는 김태균이 두 번째다. 김태균에 앞서 먼저 3년 연속 출루율 부문 1위를 차지한 타자는 '타격의 신' 故 장효조 삼성 2군 감독이었다. 장효조는 삼성 소속이었던 1983년(.475) 1984년(.424) 1985년(.427) 1986년(.436) 1987년(.461) 무려 5년 연속 출루율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당대 최고의 정확성과 선구안을 자랑한 장효조는 안타를 만들어내는 능력뿐만 아니라 볼을 골라내는 능력도 탁월했다. 오죽했으면 '장효조가 치지 않은 공은 볼이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장효조 이후에는 1989~1990년 해태 한대화(.409-.432) 2010~2011년 롯데 이대호(.444-.433)가 2년 연속 1위에 올랐는데 김태균이 3년 연속으로 이를 뛰어넘었다.
김태균은 특유의 노스트라이드 타법으로 타격 포인트를 뒤에 두고 친다. 기본적으로 정확도 높은 타격을 자랑한다. 여기에 공을 고르는 선구안도 최고 수준. 4번타자로서 장타력도 발휘하고 있지만 일본에 다녀온 이후에 정확성과 선구안을 바탕으로 출루율이 더욱 높아졌다. 앞으로 장효조의 5년 연속 기록에도 도전해 볼 만하다.
그러나 3년 연속 출루율 1위도 김태균에게는 상처뿐인 영광이었다. 그는 시즌 막판 "팀이 지면 어떤 기록도 가치가 떨어진다. 팀이 이겨야 출루율 타이틀을 먹더라도 가치와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팀 성적이 좋아야 뭐든 가치 있다"고 말했다. 역대 두 번째 3년 연속 출루율 1위라는 빛나는 기록에도 김태균은 웃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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