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진의 롯데 2년…얻은 것과 잃은 것은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10.18 13: 00

롯데 자이언츠 제 15대 김시진 감독이 성적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김 감독은 17일 LG 트윈스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2년 동안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것에 책임을 느낀다. 오늘 경기를 끝으로 자리에서 물러 나겠다"고 밝혔다. 2012년 11월 계약금 3억 원, 연봉 3억 원으로 사인을 했던 김 감독은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한 채 유니폼을 벗게 됐다. 김 감독은 일본으로 야구 연수를 떠나며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김 감독과 함께 2년을 보낸 롯데가 얻은 것은 무엇이며 잃은 것은 무엇일까. 김 감독 영입 당시 배재후 단장은 "명투수 출신인 김시진 감독께 투수진 강화를 요청했다. 투수왕국 건설의 적임자라고 생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지만 김 감독은 마운드 쪽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외국인투수 쉐인 유먼과 크리스 옥스프링은 2013년과 2014년 모두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며 제 역할을 했다. 송승준은 2013년 좋은 활약을 펼쳤고 장원준은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2014년 10승을 거두며 성공적으로 연착륙을 했다.
이들 기존 선발자원들은 어느정도 제 역할을 했다. 그렇지만 새로 육성한 선수가 없었다. 고원준과 진명호는 2013년 더딘 성장을 보여주며 상무에 입대했고 이재곤, 김수완, 배장호 등 선발투수로 가능성을 보여줬던 선수들도 1군에 붙박이로 정착하는 데 실패했다. 또한 불펜 필승조에서도 새로운 얼굴을 발굴하는 데 실패했다. 롯데 주전투수들 가운데 막내가 1985년 생인 장원준-최대성이라는 점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반면 타자 쪽에서는 세대교체에 성공했다. 특히 가장 시급했던 조성환의 후계자를 찾았다. 김 감독은 2012년 부터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정훈에게 꾸준히 기회를 줬다. 정훈은 올 시즌 아깝게 타율 3할에 실패했지만 성공적으로 2루 자리에 뿌리를 내렸다. 조성환은 정훈의 성장을 지켜보며 올 시즌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또한 2014년 황재균(.321)과 박종윤(.309)이 데뷔 첫 규정타석 3할을 달성했다.
롯데는 김 감독을 선임하면서 선수육성 보다는 성적 쪽에 기대를 걸었다. 그렇지만 김 감독은 성적과 선수육성 두 마리 토끼 모두 잡지 못했다. 2008년 제리 로이스터 감독 선임 후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강호 롯데는 김 감독 부임 후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라는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결국 김 감독은 약속됐던 3년을 채우지 못하고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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