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경꾼일지', 낮은 완성도 男 배우들이 살렸다[종영①]
OSEN 황미현 기자
발행 2014.10.22 07: 03

'야경꾼일지'가 다소 낮은 완성도를 보였음에도 월화극 1위로 종영했다. 이는 남자 배우들의 열연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MBC '야경꾼일지'는 지난 21일 24화를 끝으로 종영했다. 귀신을 부정하는 자와 귀신을 이용하려는 자, 그리고 귀신을 물리치려는 자, 세 개의 세력 사이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리며 신선한 전개를 보일 것이라던 드라마는 다소 유치한 CG와 설득력이 떨어지는 상황들로 실망감을 안겼다.
판타지 장르인 '야경꾼일지'는 유독 많은 CG를 사용했는데, 90년대 영웅 시리즈에나 등장했을 법한 CG는 몰입도를 하락시키기만 했다. 순간이동을 한 자리에는 연기가 자욱했고, 악귀를 나타내는 검은 CG는 진지한 와중에도 웃음을 유발하게 했다.

그럼에도 '야경꾼일지'는 월화극 중 왕좌를 오랜 기간 수성하며 명맥을 이었다. 이는 판타지적 요소를 잘 소화해준 남자 배우들이 이끈 결과라고 해도 무방하다. 정일우는 주인공 이린 역을 열연하며 다양한 감정을 소화,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어설픈 CG 사이에서도 시청자들을 몰입하게 한 것은 정일우의 깊이 있는 눈빛 연기가 한 몫 단단히 한 결과다.
첫 회부터 주요 인물을 열연하며 정일우 못지 않은 존재감을 드러낸 것은 사담 역의 김성오다. 최근 드라마에서는 악역이 살지 못하면 흥미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김성오는 야경꾼의 적으로서, 욕망에 눈 먼 악인의 눈빛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극 중 사담이 악해질 수록 '야경꾼일지'에 쏟아지는 관심이 더욱 높아졌을 정도다.
정윤호는 '야경꾼일지'를 통해 그간의 연기력 논란을 잠재웠다. 그는 미세한 안면 근육을 비롯해 눈빛, 동공의 흔들림 등으로 백 마디 말보다 짙은 표정 연기를 선보였으며, 상황에 맞는 순정파 야경꾼으로서 제 몫을 다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검을 다루는 액션을 통해서도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무관인 무석을 열연하며 다양한 액션신을 선보였던 정윤호는 완벽하지 않으면 자칫 어설퍼질 수 있는 검술 액션을 자연스럽게 소화해 내고 있다. 큰 키와 날렵한 인상으로 액션 배우에 대한 가능성도 높였다.   
'야경꾼일지'에는 아쉬웠던 남자 배우들이 한 명도 없었다. 조상헌 역을 맡은 윤태영은 갖은 액션신은 물론 소임에 충실한 야경꾼으로서 무게 중심을 잡았고, 기산군 역의 김흥수는 1인 2역을 맡으며 자칫 부족했다가는 어색할 수 있는 상황을 오랜 내공으로 완벽히 해냈다. 또 다른 악역인 박수종 역시 욕망의 눈빛과 더불어 후반부 모든 것을 잃고 실성했을 때까지 다양한 감정을 소름 돋는 연기력으로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야경꾼일지'는 남자 배우들이 호연을 펼친 것에 반해 여자 배우들은 다소 아쉬운 연기력을 보였다. 여주인공이었던 고성희는 흡입력이 떨어지는 눈빛 연기와 더불어 한결같은 대사톤으로 몰입을 방해했다는 평이 대부분이었고, 박수련 역의 서예지 역시 예쁜 미모에는 다소 못 미치는 연기력을 보였다.
월화극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둔 '야경꾼 일지'는 남자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 실력으로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했다고 해도 무방하다. 어설픈 CG와 떨어지는 개연성, 우연의 일치가 너무 자주 등장했던 '야경꾼 일지'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남자 배우들의 호연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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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경꾼일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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