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가을 경험 더한 LG, 고비에 강해졌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10.23 05: 59

지난해 2위로 정규시즌을 마친 LG 트윈스는 플레이오프에서 쓰린 경험을 했다. 넥센 히어로즈를 꺾고 올라온 두산 베어스에 1승 3패를 당해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된 것이다.
2차전까지 양 팀이 1승씩 나눠 가진 상황에서 시리즈의 분수령이 된 것은 3차전이었다. 9회초 3-5에서 1점을 추격한 LG는 1점만 추가하면 동점을 만들 수 있었다. 1사에 이대형이 2루에 나가 있었고, 정성훈이 좌전안타를 날려 경기는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지금은 LG 유니폼을 입고 있는 강견 외야수 임재철이 LG의 득점을 저지했다. 당시 좌익수를 보고 있던 임재철은 정확히 포수 최재훈의 미트로 공을 보내 이대형을 홈에서 잡아냈다. 이어진 2사 2루에서도 이병규(9번)이 우전안타를 기록했으나, 이번에는 민병헌이 대주자 문선재를 홈에서 태그 아웃시켰다. 두산의 짜릿한 1점차 승리였다.

한 명만 들어오면 동점이 될 수 있기는 했지만, 당시 선택은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주자가 빠른 이대형이라 하더라도 좌익수 위치에 어깨가 강한 임재철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 3루에서 멈췄다면 LG는 1사 3루에서 타석에 이병규를 두고 공격을 진행할 수 있었다. 물론 병살타로 경기가 끝났을 수도 있지만, 이병규의 방망이로 역전까지 노릴 수 있었기에 LG로서는 미련이 남을 경기였다.
LG가 3차전에서 극복하지 못한 1점은 1패로 돌아왔고, 1승 2패가 된 상황에서 4차전 막판 뒤지던 상황에 투입한 봉중근까지 무너져 11년 만에 참가한 가을잔치가 4경기 만에 끝났다. 플레이오프에 직행해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노렸지만, 경험 부족으로 인해 고비를 넘지 못한 것이 뼈아프게 다가왔던 가을이었다.
그러나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NC 다이노스와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난 올해는 다르다. 1차전은 초반부터 대량 득점하고 대승을 거둬 큰 위기에 빠지지도 않았고, 2차전에서는 막판 추격에 시달렸지만 불펜의 힘으로 상대의 방망이를 누르고 마산 원정 2경기를 모두 승리로 가져갔다.
1년 전과 달라진 것은 고비를 넘는 힘이었다. 꼴찌에서 4위까지 잡초처럼 올라온 팀 답게 위기에서도 쉽게 쓰러지지 않았다. 3-1에서 3-2로 쫓기게 만든 이태원의 적시타에 위기는 2사 1, 3루로 이어졌다. 여기서 LG는 신정락 대신 필승카드 이동현을 투입해 불을 껐다.
이동현은 폭투 하나만 나와도 동점이 될 수 있는 살얼음 승부에서 박민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그리고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선두 나성범을 우전안타로 내보냈지만 실점은 하지 않았다. 9회초에는 NC의 실책에 편승해 추가점을 낸 LG는 9회말 봉중근을 내세워 1이닝을 완벽히 지웠다. 봉중근은 NC의 세 타자를 모두 삼진 처리하고 완벽한 세이브를 올렸다.
지난해 플레이오프 3차전과 올해 준플레이오프 2차전은 고비를 맞은 LG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경기들이었다. 지난 시즌 멤버들이 고스란히 남은 올해 LG는 각자가 한 번의 가을 경험을 축적했다. 그리고 그 경험들이 창단 첫 포스트시즌에 임하고 있는 NC 앞에서 발휘되고 있다. 올해만큼은 LG가 경험에서 비교우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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