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아이언맨’, 이동욱의 칼이 의미하는 것
OSEN 김사라 기자
발행 2014.10.24 07: 04

‘아이언맨’ 이동욱의 칼날은 언뜻 상대를 위협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에게 있어 칼은 그 자체가 상처고, 아픔이다.
지난 23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아이언맨’ 13회에서도 주홍빈(이동욱 분)은 끊임 없이 아팠다. 이날 방송에서 그의 등에는 두 번 칼이 돋아났다. 첫사랑 김태희(한은정 분)의 죽음을 떠올렸을 때와 손세동(신세경 분)을 잃었다고 생각했을 때였다. 홀로 상처를 끌어안은 채 어쩔 줄 몰라 하는 홍빈의 모습이 보는 이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홍빈은 태희가 죽은 것이 자신의 아버지 탓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아버지 장원(김갑수)를 찾아가 “그러니까 내가 태희 동네를 밀어 버리게 도와 달라고 장관을 만난 것이냐”고 따졌다. 장원은 태희를 죽게 한 것에 이어 그의 어머니까지 위협한 것. 분노한 홍빈의 등에는 칼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이때 홍빈을 진정시킨 것은 세동이었다. 고비서(한정수 분)는 세동만이 홍빈을 진정시킬 수 있다고 판단, 그를 홍빈이 있는 곳으로 데려갔다. 아니다 다를까 칼을 끌어내고 있는 홍빈의 모습에 세동은 눈빛이 흔들렸다. 그는 망설이지 않고 칼이 돋은 홍빈의 등에 안겼다. 상처를 입으면서도 홍빈을 감싸 안았다. 칼이 끝까지 나오지 않은 탓에 세동은 큰 상처를 입지는 않았고, 홍빈은 세동 덕에 마음을 가라앉혔다.
하지만 이 일은 홍빈에게 다른 충격을 안겼다. 사랑하는 세동이 자신 때문에 다쳤다는 것은 홍빈 스스로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는 세동이 다시 같은 일을 겪지 않게 하기 위해 “나는 이제 네가 필요 없다”는 독한 말 까지 하며 이별을 택했다.
그리고 세동과의 이별은 홍빈에게 또 다시 상처로 돌아왔다. 홍빈의 칼은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없어지지 않았다. 보다 못한 고비서가 “손세동 씨를 생각하라”고 말 했지만, 그는 “세동이 생각하다 이렇게 된 것”이라며, “너무 보고 싶어서 화가 멈추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가 ‘화’라고 표현한 것은 과연 분노일까. 어린아이처럼 혼자 떨고 있는 홍빈을 보듬어 줄 수 있는 것은 오직 세동뿐이었다.
홍빈은 부유한 집에서 태어나 젊은 나이에 대표 자리에 앉았고, 남 보기에 편안한 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늘 고독하고 자신이 짊어진 무게를 주위 사람과 나누지 못했다. 세상 홀로인 그에게 있어 과거의 고통은 늘 남는 상처였고, 그의 마음을 긁던 칼날은 몸을 뚫고 나올 만큼 커졌다. 세동이 그를 진정시킬 수 있는 것도 그만이 홍빈을 진심으로 이해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등에 돋은 칼’이란 다소 억지스러운 설정처럼 보일 수 있지만, 어쩌면 이는 가장 직접적인 비유일 뿐이다. 추스르지 못한 스스로의 상처가 그를 고슴도치로 만들고, 주변을 다치게 하는 것.
하지만 이날 방송에는 또 다른 반전이 공개됐다. 태희가 살아 있었다는 것. 홍빈은 아버지가 그를 죽였다 생각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태희를 홍빈 시야에서 몰아낸 것은 윤여사(이미숙 분)였고, 태희는 아직까지 살아 있었다. 산 넘어 산인 홍빈의 앞길이 밝아질 날이 올까? 언젠가 그의 칼날이 녹아 내리기를 바란다.
sara326@osen.co.kr
‘아이언맨’ 방송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