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 KIA 감독 사퇴…여론악화에 결단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4.10.25 15: 38

선동렬(51) KIA 감독이 자진사퇴했다.
선동렬 감독은 25일 낮 광주에서 허영택 KIA 단장을 만나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재계약 발표 이후 1주일만에 여론의 집중 포화를 견디지 못하고 지휘봉을 놓은 것이다. 구단은 본인의 의지가 워낙 강해 수용하기로 하고 사퇴를 공식발표했다.
재계약 직후 자진사퇴는 프로야구 사상 초유의 일이다. 선 감독의 전격 사퇴는 재계약 발표 이후 들끓고 있는 여론의 반대속에서 2기 감독직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론이 악화된 가운데 구단도 붙잡을 명분도 없었다.  

선 감독은 시즌 8위에 그치면서 3년 연속 4강에 탈락하자 재계약이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그러나 시즌 막판부터 구단 안팎에서 선 감독의 유임설이 나돌았고 실제로 구단은 지난 19일 재계약을 발표하며 다시 한번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 계약기간 2년, 계약금 3억원, 연봉 3억8000만원의 대우였다.
재계약 발표가 나자 타이거즈 팬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구단 누리집과 각종 야구 커뮤니티에 재계약을 성토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급기야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자동차 그룹 본사 앞에서 사퇴를 요구하는 1인 시위까지 등장했다. 선 감독은 구단 누리집에 '팬들께 보내는 편지'를 게재해 재계약 심경과 명예회복의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여론은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선 감독은 고심 끝에  팬심을 거스를 수 없다고 판단하고 무거운 짐을 내려 놓기로 결정했다. 더욱이 선 감독에 대한 인신 공격성 비난까지 나오면서 가족들이 커다란 충격을 받은 것도 사퇴를 결정하는 이유가 됐다.
선 감독은 지난 2012년 전임 조범현 감독(현 kt 감독)의 뒤를 이어 지휘봉을 잡았다. 첫 시즌은 4강 싸움을 벌이다 62승65패6무(.488)로 5위에 그쳤다. 2013시즌에는 1위를 질주하다 주전들의 부상이 속출하면서 51승74패3무(.408), 8위로 떨어지는 수모를 당했다.
올해도 절치부심 명예회복에 도전했으나 주력 투수진 붕괴 후유증을 막지 못하고 54승74패로 8위를 기록했다. 3년 통산 167승213패9무(.451). 한국시리즈 2회 우승, 1회 준우승 등 삼성 시절의 화려했던 지도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그에게는 뼈아픈 대목이었다.
선동럴 감독은 “감독 재신임을 받은 후 여러 가지로 많은 고민을 했다. 고민 끝에 지난 3년간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옳은 것이라고 판단해 사임을 결정했다”며 “그동안 성원해 주신 팬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타이거즈 유니폼을 벗지만 영원한 타이거즈 팬으로서 응원을 아끼지 않겠다. 야구명가 타이거즈의 부활이 조속히 이루어지도록 미력한 힘이나마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며 “이곳 광주는 나의 야구인생을 시작한 곳이라 남다르게 애착이 갔다. 꼭 좋은 성적을 올려 팬들을 웃음짓고 기쁘게 해 주고 싶었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KIA는 후임 감독 선임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유력한 후보가 없는 가운데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 김성한 전 KIA 감독,이순철 전 KIA 수석코치(SBS 해설위원), 이건열 동국대 감독, 이강철 넥센 수석코치, 김기태 전 LG 감독, 이종범 한화코치(이상 나이 순서)등이 후보군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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