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 3팀 감독 퇴진 ‘혹독한 가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10.25 15: 46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7~9위에 처졌던 팀들이 ‘혹독한 가을’을 맛보고 있다. 7위 롯데와 9위 한화는 새 감독을 선임하지 못한 채 공전하고 있고 KIA는 2년 계약을 더 보장했던 선동렬 감독의 사퇴로 진퇴양난의 상황에 놓였다.
KIA는 25일 선동렬 감독이 사퇴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2012년 팀의 지휘봉을 잡아 3년간 KIA를 이끈 선 감독은 3년 동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2년의 임기를 더 보장받았다. 팀을 상징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고 구단이 추구하는 리빌딩을 완성시켜 달라는 주문이 있었다.
그러나 KIA 팬들의 비난이 거셌다. 전쟁에서 패한 장수를 재신임한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는 비난이 폭주했다. 선 감독이 직접 구단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팬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앞으로의 청사진을 밝혔음에도 비난은 가라앉지 않았다. 여기에 선수단 소통과 관련된 문제가 불거지자 선 감독도 더 이상 버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선 감독은 구단에 사퇴 의사를 전했고 구단도 이를 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올 시즌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5개 팀은 모두 감독이 바뀌게 됐다. 5위 SK와 6위 두산은 이미 발 빠르게 사령탑을 교체했다. 이만수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기로 한 SK는 김용희 육성총괄을 새 감독으로 영입했다. 송일수 감독의 성적에 만족하지 못한 두산도 계약기간을 2년이나 남겨놓고 경질의 칼을 뽑아들었다. 김태형 SK 배터리코치가 신임 감독으로 임명돼 내년 두산을 이끌어가게 된다.
그러나 정작 새 바람을 불어넣는 것이 더 시급한 7~9위 팀이 아직 감독을 결정하지 못한 모양새가 됐다. 7위 롯데는 김시진 감독이 시즌 막판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고 9위 한화는 일찌감치 김응룡 감독과의 재계약이 물 건너 간 판국이었다. 오히려 마지막까지 4강 다툼을 한 SK나 송 감독과의 계약 기간이 남아 있었던 두산보다 더 시간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두 팀은 아직 공식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잡음이 심해지고 있다. 한화 팬들은 이미 리그에서 지도력이 검증된 김성근 감독의 영입을 강력하게 원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롯데도 하루 빨리 외부에서 새 인사를 선임해야 한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는다. 여기에 KIA까지 혹독한 가을 감독 시장에 합류함에 따라 상황이 더 복잡해졌다. 현장에서는 포스트시즌이 한창이지만 오히려 팬들의 시선은 세 팀의 감독 선임에 쏠려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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