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총력전’ 넥센, 화를 부른 역스윕 트라우마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4.10.29 06: 00

넥센 히어로즈가 플레이오프 2차전서 패하며 반격을 당했다. 시리즈 전적은 1승 1패로 균형을 이뤘지만 이틀 연속 총력전으로 마운드에서 받은 타격이 컸다.
넥센은 2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서 경기 후반 믿었던 불펜진이 무너지며 2-9로 패했다. 1차전에 이어 승리를 가져가기 위해 필승조를 투입했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다.
넥센은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스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먼저 2승을 거뒀음에도 내리 3연패를 당하며 역스윕을 당했다.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로 더 높은 목표를 노렸으나 ‘포스트시즌 단골손님’ 두산을 꺾기엔 역부족이었다.

이 뼈아픈 기억 때문에 염경엽 넥센 감독은 이번 포스트시즌서 “부지런하고 1승을 위해 간절하고 절실한 야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팀 상황도 지난해에 비해 좋았다.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하며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따냈다. 특히 정규시즌 마지막을 6연승으로 장식하면서 페이스가 좋았다.
염 감독은 좋은 페이스에도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그리고 1차전 총력전을 선언하면서 LG보다 ‘독한 야구’를 펼쳤다. 1차전서 팀이 1-3으로 뒤지고 있음에도 선발 핸리 소사에 이어 필승조의 강력한 카드 조상우를 5회 위기 상황서 올렸다. 5회초 1사 1,3루 상황서 등판한 조상우는 4번 타자 이병규(7번)를 유격수 병살타로 막고 위기를 일축했다.
조상우는 이날 2⅔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이어 등판한 손승락(1⅔이닝 무실점), 한현희(⅓이닝 무실점)도 팀 승리를 굳건히 지켰다. 이미 총력전을 예고한 만큼 과감한 투수 기용이었다. 그리고 염 감독의 총력전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그러나 2차전을 마친 시점에서 이 총력전은 재평가를 받고 있다.
당초 염 감독은 “필승조는 웬만하면 다 나온다. 필승조 투수들은 투구수 30개씩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면서 2차전도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해 실패를 본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계산이었다. 염 감독은 “여유는 곧 구멍이라 생각한다”면서 “선수들에게도 ‘2패 했다고 생각하고 경기해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2차전 양상도 비슷했다. 넥센은 1-2로 뒤진 8회초 1사 2루서 선발 밴헤켄을 내리고 한현희를 투입했다. 한현희는 1차전서 1개의 공만을 던졌기 때문에 등판이 가능했다. 하지만 믿었던 한현희는 2연속 볼넷에 박용택에게 적시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여기서 염 감독은 조상우를 등판시키면서 실점을 최소화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조상우는 아웃카운트를 1개도 잡지 못하고 밀어내기 볼넷 2개와 스나이더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무너졌다. 전날 던진 34개의 공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넥센은 포스트시즌서 3선발 운영 체제를 선택했다. 소사, 밴헤켄에 이어 3차전에 오재영을 예고했고 3일 휴식 후 다시 소사를 등판시킬 계획이다. 부족한 선발 자원은 염 감독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만들었고 2차전까지 가져가야했던 가장 큰 이유였다.
결국 넥센은 2경기 연속 필승 카드를 모두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좋은 분위기를 잇지 못한 넥센은 이제 부담감을 짊어진 채 잠실 원정길에 올랐다. 과연 2경기 동안 펼쳐진 총력전이 남은 경기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하다.
krsumin@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