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넥센, ‘3선발’ 오재영이 미쳐야 산다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4.10.30 07: 13

넥센 히어로즈가 홈에서 1승 1패를 거둔 뒤 잠실서 LG 트윈스와 맞붙는다. 2차전 패배로 분위기가 가라앉은 만큼 선발 오재영(29)의 어깨가 무겁다.
넥센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3차전서 LG와 맞대결을 펼친다. 양 팀은 이날 선발로 각각 오재영(넥센)과 코리 리오단(LG)을 내세운다. 넥센은 1차전서 기분 좋은 선승을 거뒀지만 2차전 투타 양면에서 LG에 밀리며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넥센은 지난해 준플레이오프보다 절실한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지난해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서 2승을 먼저 거두고도 역스윕을 당했기 때문. 염경엽 넥센 감독은 절실하게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넥센은 1, 2차전서 필승 카드를 내세우며 총력전을 펼쳤다. 가장 믿을만한 외국인 듀오 핸리 소사와 앤디 밴헤켄으로 기선제압을 노렸다.

1차전 선발 등판한 소사는 4⅓이닝 3실점을 기록, 많은 이닝을 소화하진 못했지만 뒤를 받친 불펜진이 LG 타선을 틀어막고 역전에 성공하며 승리를 가져갔다. 어쨌든 총력전이 성공한 모양새였다. 그러나 2차전서 계획이 틀어졌다. 이날 밴헤켄과 LG 신정락이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전력만 놓고 본다면 20승 투수 밴헤켄이 앞섰다.
정규시즌 LG를 상대로 3승 3패 평균자책점 3.38의 준수한 성적. 전체 평균자책점인 3.51보다도 낮았다. 반면 상대 투수 신정락은 올 시즌 15경기 등판해 1승 3패 평균자책점 6.66으로 부진했다. 넥센을 상대로도 3경기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5.87로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신정락은 인생투를 선보이며 7이닝 10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넥센 타선은 신정락의 공에 연신 방망이를 헛돌렸고 7⅓이닝 3실점(2자책점)한 밴헤켄에 승리했다.
넥센은 이번 포스트시즌서 3선발 체제를 예고했다. 단기전인 만큼 선발 로테이션에 많은 선수들을 둘 필요가 없었고 선발진에 약점이 있는 넥센으로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1, 2차전서 소사와 밴헤켄을 투입해 무조건 2승을 챙긴다는 전략이었다. 그리고 3차전서 오재영이 나서고 4차전엔 소사가 3일 휴식 후 다시 등판하는 로테이션이다. 즉 다소 밀릴 수 있는 3차전 다음에 바로 에이스급 피칭을 하고 있는 소사를 뒤로 배치한 것이다.
하지만 이미 계산은 꼬였다. 계획대로 모든 것이 될 수는 없는 법. 하루 휴식을 취한 만큼 3차전을 꼭 잡을 필요가 있다. 이 경기서 패하는 팀은 바로 무너질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하고 있다. 결국 넥센 3선발 오재영에게 거는 키대가 클 수밖에 없다. 상대는 LG의 실질적인 에이스 리오단이다. 오재영에게 필요한 것은 2차전서 LG 신정락이 그랬듯이 ‘미친 피칭’을 보여주는 것이다. 흔히 포스트시즌과 같은 단기전서 승부는 ‘미친 선수’의 활약에 달렸다고 한다. 이제 오재영이 그 임무를 맡을 차례다.
오재영은 올 시즌 LG를 상대로 4경기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1.83(19⅔이닝 4자책점)을 마크했다. 8개 구단 중 LG전서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지고도 성적은 제일 우수했다. 또 오재영의 장점은 포스트시즌 경험이 풍부하다는 것. 2004년 현대 시절 한국시리즈 3경기에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4.73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역시 2경기 등판해 평균자책점 4.26을 기록하며 포스트시즌 5경기 등판 경험이 있다.
물론 현재의 LG는 정규시즌과 확연히 다르다. 팀 타율 최하위라는 타이틀을 벗어던지고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하지만 오재영도 정규시즌 LG전에서의 호투를 다시 보여준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팀 승리를 위해 무거운 짐을 짊어진 오재영이 기대 이상의 호투로 LG 타선을 제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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