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관건은 포스팅 금액’ SK의 계산법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10.30 07: 14

김광현(26, SK)이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선언했다. 그러나 한 가지 전제조건이 있다. 바로 소속구단인 SK의 동의다. 결국 포스팅 금액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김광현이나 SK나 ‘계산’이 편해지는 시나리오를 바라고 있다.
김광현은 29일 서울 스탠포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LB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김광현은 지난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따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에 도전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이미 시즌 중 MLB 도전 의사를 누누이 밝힌 김광현이었기에 올 시즌 뒤 해외진출 선언은 기정사실화됐었다. SK 또한 김광현의 의사를 존중, 금메달이 확정된 직후부터 이날 행사를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행사에는 김광현은 물론 임원일 대표이사와 민경삼 단장이 동석해 구단의 공식 의사를 밝혔다. 에이스를 떠나보낸다는 것은 그 어느 팀에나 어려운 결정이지만 그간 팀에 공헌한 가치와 한국프로야구의 발전을 위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포스팅 절차를 허락했다. 결정이 난 만큼 길게 끌지 않겠다는 것이 SK의 생각이다. 당장 11월 1일부터 절차를 진행해 11월 중순 결론을 내겠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다. 가장 빠른 경로로 접근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SK는 “김광현이 합당한 대우를 받는다는 것”을 해외진출 허락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 포스팅 금액에 따라 상황이 돌변할 수 있는 여지도 있는 셈이다. 그런데 명확한 기준선은 없다. 민경삼 단장은 이날 구단이 수용할 수 있는 포스팅 금액에 대해 “확실히 정해두지는 않았다”라고 밝혔다. SK의 한 관계자 역시 “구단과 김광현 사이에도 포스팅 금액에 대한 기준선을 정해 두지는 않았다”고 확인했다.
물론 구단이나, 선수나 만족할 수 있는 암묵적인 기준선은 있다. 바로 1000만 달러다. 이는 2012년 말 류현진이 LA 다저스로 진출할 당시 한화가 내걸었던 기준선이다. 1000만 달러 이상이라면 두말없이 보내준다는 분위기는 형성되어 있다. 김광현도 자존심을 살리며 해외에 나갈 수 있고 SK도 명분을 찾을 수 있다. 포스팅 금액이 적지 않은 만큼 다른 선수의 영입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실리도 챙긴다. 양자가 모두 바라는 시나리오다.
반대로 암묵적인 하한선도 있다. 500만 달러다. 물론 현재 분위기상 이 정도 금액이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을 선발감으로 보는 팀들이 분명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태가 돌변해 그 정도 수준의 포스팅 금액이 나온다면 SK는 해외진출을 불허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포스팅 금액이 500만 달러라는 것은 김광현 개인의 연봉 산정에도 크게 불리하다. 문제의 여지도 생긴다. 해외진출 의사가 굳건한 김광현을 SK가 설득시키려는 과정에서 서로 곤란한 상황이 될 수 있다.
그 사이일 경우도 애매하다. 같은 금액을 놓고도 SK의 시각과 김광현의 시각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역시 줄다리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경우 김광현보다는 여론을 의식한 SK의 고민이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현재로서 양자가 모두 웃을 수 있는 방법은 김광현이 높은 가치를 인정받으며 태평양을 건너는 것밖에 없다. 구단의 동의만 떨어지면 김광현은 연봉에 크게 연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깔끔하게 모든 것이 정리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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