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현의 ML통신]의미 있었던 KC의 도전
OSEN 박승현 기자
발행 2014.10.30 13: 36

[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캔자스시티 로얄즈는 2013년 시즌이 끝난 뒤 중요한 결정을 내린다. 다른 팀에서 FA를 선언한 선수를 영입하기로 했다. 11월에 투수 제이슨 바르가스를 4년간 3,200만 달러에 잡았고 한 달 뒤 내야수 오마 인판테와 4년간 3,025만 달러 계약을 성사시켰다.
1억 달러는 돼야 블록버스터 소리 듣는 메이저리그 FA 시장이라지만 캔자스시티가 두 명의 선수를 영입한 것은 분명 이례적이었다. 소속팀 선수의 계약을 연장하는 것은 있었어도 이런 일은 드물었다. 올 월드 시리즈 로스터에 포함 된 선수 중 바르가스와 인판테 만이 FA를 통해 타 팀에서 영입한 경우다.   
FA로 두 선수를 영입하고도 올 시즌 캔자스시티의 연봉은 9천 만 달러 조금 넘는다. 메이저리그 전체로 따져도 18위에 해당한다.(월드시리즈 맞상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약 1억 4,700만 달러 정도 된다)

큰 시장을 갖고 있지 않은 캔자스시티로서는 거물급 FA 영입 대신 다른 방법으로 필요한 전력을 만들어 내야 했다.
이야기는 2006년 8월에서 시작된다. 당시 캔자스시티는 신임 단장으로 데이튼 무어를 영입했다. 대학졸업 후 인 1994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스카우트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인물이었다. 2005년 애틀랜타 단장 보좌역이 될 때가지 스카우팅과 팜 육성 전문가로 일했다.
무어는 부임하자마자 자신이 가장 잘 하는 스카우트 부분부터 강화했다. 먼저 눈을 돌린 것이 중남미였다. 다 무너졌던 현지 조직을 재건하자마자 첫 결실이 맺어졌다. 그 해 연말께 베네수엘라에서 포수 살바도르 페레스를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투수 켈빈 에레라를 찾아냈다. 2년 뒤에는 요르다노 벤추라가 계약서에 사인했다.
무어 단장에게 자신의 부임 전 있었던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캔자스시티가 지명타자 빌리 버틀러(2004년)와 외야수 알렉스 고든(2005년)을 지명한 것은 행운이었다. 자신도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내야수 마이크 모스타카스(2007년), 내야수 에릭 호스머(2008년), 내야수 크리스티안 콜론(2010), 투수 브랜든 피네간(2014)을 1라운드 지명으로 뽑았다. 이 중 콜론만 이번 월드시리즈 로스터에서 제외됐다.
2007년 3라운드에서 지명한 투수 대니 더피까지는 그렇다쳐도 10라운드에 그렉 홀랜드를 지명한 것을 행운이었다. 홀랜드는 지금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가 돼 있다.
아울러 올 포스트시즌에서 팀에 기동력을 더해주는 교체요원인 제러드 다이슨(2006년 드래프트서 50라운드)과 테렌스 고어(2011년 20라운드)도 드래프트 후반 라운드에서 지명됐던 선수다.
2010년 5월 트레이 힐만 감독이 일찌감치 퇴진하고 네드 요스트 감독이 부임했다. 이 때 이후 트레이드를 통해 현재의 전력이 만들어진다.
요스트 감독은 밀워키 브루어스 감독으로 부임하기 전인 1991년부터 2002년까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코치로 일했다. 무어 단장이 애틀란타 프런트로 입사하기 전부터 애틀랜타에서 일한 셈이다.
요스트 감독 부임 첫 해이던 2010년 시즌이 끝난 뒤 캔자스시티는 투수 잭 그레인키를 트레이드시키기로 한다. 전년도 사이영상 수상자였지만 높아져가는 연봉을 감당하기 힘들 거라는 판단이었다.
밀워키 브루어스와 카드를 놓고 저울질하던 무어 단장에게 요스트 감독이 한 마디 했다. “로렌조 케인에다 알시데스 에스코바가 들어 있으면 무조건 해도 된다.” 요스트 감독은 에스코바가 싱글A 캠프에 있을 때 우연히 본 뒤 수비 능력 뿐 아니라 타격에도 반해 점 찍어 놓은 선수였다.
이렇게 해서 잭 그레인키와 내야수 유니에스키 베텐코트을 현금과 함께 주고 로렌조 케인, 알시데스 에스코바, 투수 제레미 제프리스(밀워키) , 투수 제이크 오도리지(템파베이)를 데려올 수 있었다.  당시 그레인키 같은 스타선수를 내주고 유망주 중심으로 선수를 데려온 것에 대해 비난이 높았지만 케인과 에스코바는 지금 팀의 주축으로 성장했고 오도리지는 이후 템파베이와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 됐다.
이후에도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뛴 주요 선수들을 트레이드를 통해 데려왔다.
2012년 제레미 거스리를 콜로라도에서, 같은 해 투수 웨이드 데이비스와 제임스 실즈 , 내야수 엘리오트 존슨(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받고 마이너리거인 내야수 패트릭 레오나드, 투수 마이크 몽고메리, 외야수 윌 메이어스, 투수 제이크 오도리지를 템파베이 레이스에 내줬다. (현 앤드류 프리드먼 LA 다저스 야구부문 사장이 템파베이 단장 시절 성사시킨 트레이드다. 템파베이 입장에서는 이게 잘 한 거냐는 의문이 있다)
2013년에는 아오키 노리치카를 밀워키에서 데려왔다. (투수 윌 스미스 내줌) 아오키는 밀워키 시절에는 부상과 수술로 인해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캔자스시티에서는 정규시즌 동안 1번과 2번을 오가며 활약했고 포스트시즌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메이저리그에서 스몰 마켓 프랜차이즈 구단이 성공하는 사례는 심심치 않게 있다. 대부분은 유능한 단장과 감독의 호흡이 잘 맞는 경우다. 캔자스시티 역시 이 경우에 해당한다.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아깝게 샌프란시스코에 패하는 바람에 1985년 이후 29년 만에 두 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은 놓쳤지만 캔자스시티의 올 시즌은 기억할 만한 성과였다.
캔자스시티는 아메리칸 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올 페넌트레이스 메이저리그 최다승 팀인 LA 에인절스에 3연승을 거뒀고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도 볼티모어 오리올즈를 4전 전승으로 눌렀다. 아울러 샌프란시스코와 월드시리즈에서도 7차전까지 가는 명승부 시리즈를 연출했다.
이 과정에서 캔자스시티는 아메리칸 리드의 여느 팀과 달리 강력한 수비진을 갖춘 뒤 빠른 기동력과 다양한 작전으로 점수를 내는 신선한 모습을 보여줬다.
요스트 감독의 말대로 주전 대부분이 젊은 선수로 구성 돼 있는 만큼 멀지 않은 시간에 다시 최고의 무대에서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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