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감독의 퇴임' 아키야마, 가장 화려한 피날레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10.31 13: 12

이보다 더 화려한 퇴임이 있을 수 있을까.
아키야마 고지(52) 소프트뱅크 호크스 감독이 정규리그-일본시리즈 통합우승을 이루며 정상의 무대에서 화려하게 감독 자리를 내려놓았다. 우승 감독이 사임을 결정하는 것은 정말 보기 드문 일인데 아키야마 감독은 일본시리즈까지 제패하며 드라마를 썼다.
지난 2009년부터 소프트뱅크 지휘봉을 잡은 아키야마 감독은 올해까지 6년 동안 3번의 리그 우승과 함께 두 번의 일본시리즈를 제패했다. 2011년에 이어 3년 만에 두 번째 일본시리즈 우승을 이끈 아키야마 감독은 역대 14번째 일본시리즈 2회 이상 우승 감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시리즈 우승 감독이 사임한 것은 아키야마가 역대 두 번째. 리그 우승 이후 사임한 사령탑은 10명 있었지만 아키야마처럼 일본시리즈를 제패하고서 물러나게 된 감독은 1956년 주니치 드래건스 아마치 슌이치가 유일했다. 그로부터 무려 58년만의 일본시리즈 우승 감독 사임이다.
아키야마 감독은 올해 시즌 최종전에서 2위 오릭스 버팔로스를 꺾고 퍼시픽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그러나 클라이맥스시리즈(CS)를 앞두고 갑작스럽게 사임 소식이 전해졌다.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가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지만 뒤늦게 확인된 이유는 아내의 건강 문제였다.
소프트뱅크는 CS 파이널 스테이지에서 니혼햄 파이터스와 최종 6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4승3패로 이기며 일본시리즈에 올랐다. 한신 타이거즈와 승부에서 1차전을 패했지만 2차전부터 5차전까지 4연승, 홈구장 후쿠오카 야후오크돔에서 화려하게 피날레 했다.
특히 아키야마 감독은 포스트시즌 기간에도 젊은 선수들을 육성하며 팀의 미래를 도모했다. 2차전 선발로 기용한 21세 다케다 쇼타는 7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26세의 야나기타 유키는 1번타자로 일본시리즈 타율 4할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4차전 끝내기 스리런 홈런의 주인공 나카무라 유키도 이제 만 25세의 젊은 피다.
일본시리즈를 앞두고 선수단과 회식 자리도 가졌다는 아키야마 감독은 이 자리에서 "승패의 책임은 내가 질테니 여러분은 스스로 어필하는 무대가 되길 바란다"며 힘을 불어넣었다. 우승 확정 후 인터뷰에서도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1년 동안 싸우며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며 "지난 6년 동안 감사했다. 팬들의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앞으로도 소프트뱅크가 강한 팀으로 남길 바란다"고 작별 인사를 했다.
이대호도 "우승을 하게 돼 기쁘지만 감독님을 떠나보내는 게 아쉽다. 가족을 위한 결정이시니 선수들은 웃으며 보내드리려 했다"고 아키야마 감독과 이별에 대해 아쉬워했다. 아키야마 감독이 떠난 차기 소프트뱅크 감독으로는 다이에 시절부터 구단과 인연이 깊은 투수 출신 구도 기미야쓰가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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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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