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신을 주지 않았다"...亞컵 위한 슈틸리케의 선택은 '-ing'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4.11.04 06: 00

울리 슈틸리케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모든 선수들에게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참가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부정적인 반응으로 보이기도 하는 이 말은 대부분의 선수들에게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말이기도 하다.
슈틸리케 감독이 오는 10일 소 예정인 A대표팀의 22명 명단을 발표했다. 대표팀은 소집 이후 중동으로 떠나 14일 요르단, 18일 이란과 친선경기를 갖는다. 요르단과 이란은 내년 1월에 열리는 아시안컵 조별리그 상대인 오만과 쿠웨이트를 대비한 상대다.
슈틸리케 감독은 요르단과 이란이 결코 쉬운 상대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한국(세계 66위, 아시아 4위) 큰 실력 차이가 없다. 아시아 랭킹만 놓고 본다면 요르단(세계 74위, 아시아 5위)은 우리보다 한 계단 아래고, 이란(세계 51위, 아시아 1위)은 1위다"고 말했다. 외국인 지도자가 보는 객곽적인 한국의 위치는 결코 아시아의 맹주가 아닌 셈이다.

쉬운 중동 원정이 아닌 만큼 선수 구성에서도 애를 먹었다. 특히 이동국(전북)과 김신욱(울산)이 부상으로 이탈한 공격진 구성은 슈틸리케 감독이 가장 많은 고민을 한 부분이다. 결국 슈틸리케 감독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 대표팀에서 제외됐던 박주영(알 샤밥)을 소집해 직접 점검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축구팬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과거의 명성에 의존한 박주영의 소집은 아니었다. 그저 선수 점검의 차원에서 이루어진 소집이라는 것이 슈틸리케 감독의 입장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박주영의 이름을 듣자마자 "박주영의 선발에 대해 찬반 여론이 있는 것으로 안다. 박주영이 10년 전 쯤 K리그를 대표한 최고의 선수라는 걸 알고 있다. 2005년까지 최고의 전성기를 보낸 선수가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리면서 "아시안컵 최종 명단을 발표하기 전 마지막 소집이기 때문이다. 박주영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고 덧붙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박주영을 포함해 특정 선수를 아시안컵에 데려갈 것인지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주영을 포함해 모든 선수들에게 아시안컵에 참가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지 않았다"는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 스스로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아시안컵에서는 그라운드 위의 11명으로 우승할 수가 없다. 선수 전원이 하나가 돼야 가능하다. 선수들은 본인이 대표팀 선수로 충분한지 증명을 해야 할 것이다"고 전했다.
이러한 슈틸리케 감독의 발언은 기존 대표팀 선수들에게는 아쉬울 수 있지만, 아직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한 선수들에게는 기회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 감독 부임 이후 K리그 클래식은 물론 K리그 챌린지 등 모든 곳을 방문해 선수들의 기량을 직접 점검하고 있다. 무엇보다 슈틸리케 감독은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한 만큼 선입견이 없다. 즉 선수들은 똑같은 조건에서 슈틸리케 감독의 점검을 받고 있는 셈이다.
아직 대표팀의 호출을 받지 못했다고 해서 좌절을 할 필요는 없다. 선수들을 관찰하는 슈틸리케 감독의 눈은 여전히 돌아가고 있다. 경기장서 활약할 수 있는 기량은 물론 기량을 보일 수 있는 컨디션 관리를 잘한 선수라면 언제든지 슈틸리케 감독으로부터 눈도장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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