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시사' 차두리 향해 열린 아시안컵 출전 가능성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11.05 06: 15

'차미네이터' 차두리(34, 서울)가 다시 한 번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3일 오는 14일(요르단)과 18일(이란) 중동에서 펼쳐지는 A매치 2연전에 출전할 22명의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22명의 선수 명단과 5명의 대기 명단에서 많은 이들의 관심은 슈틸리케호에 처음 발탁된 박주영(알 샤밥)을 향했다. 하지만 중요한 기로에서 연달아 발탁되며 아시안컵 출전 가능성을 더욱 높인 차두리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슈틸리케 감독 부임 전이던 지난 9월, 신태용 코치가 이끈 베네수엘라전과 우루과이전에 출전한 차두리는 이후 10월 평가전 2연전을 앞두고도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리고 11월 소집에도 이름을 올리며 3연속 태극마크로 대표팀에서 자리를 굳히고 있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오른쪽 풀백 주전으로 나섰던 이용(울산)이 부상을 당해 대표팀에 차출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차두리와 포지션을 다툴만한 인물은 김창수(가시와 레이솔) 정도다. 하지만 김창수에 비하면 슈틸리케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9월 평가전을 내리 소화하고 10월과 11월 연달아 명단에 이름을 올린 차두리 쪽에 무게가 실리는 것은 당연하다. 자연스레 차두리가 슈틸리케호의 주전 오른쪽 풀백으로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이대로라면 아시안컵 출전 가능성도 상당히 크다.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차두리가 호주행 비행기에 오를 확률이 높다. 브라질월드컵은 뛰지 못했지만, 그 못지 않게 의미가 각별한 아시안컵 무대에서 뛸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더구나 1956년 1회 대회와 1960년 2회 대회 이후 54년 동안 아시안컵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한 한국은 이번 대회에 거는 기대가 크다. 베테랑 차두리의 노련한 경험과 노장임에도 젊은 선수들 못지 않은 피지컬이 위력을 발휘할 때다.
이번 아시안컵은 차두리의 마음 속에서 자리잡고 있는 은퇴에 대한 고려를 잠시나마 늦추게 하는 브레이크가 될 수 있다. 차두리는 지난달 30일 전북전을 앞두고 열린 소속팀 서울의 미디어데이에서 "축구는 육체와 정신 그리고 마음이 하나가 됐을 때 좋은 경기력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육체적으로는 큰 문제는 없다. 그 외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다. 마음속에 열정이 얼마나 남아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은퇴를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결정은 거의 나와있는 상황"이라며 은퇴를 시사한 차두리지만, 이번 아시안컵은 어떤 의미로든 그에게 있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열정의 소실을 이야기한 차두리가, 아시안컵을 목표로 다시 한 번 열정을 되살려 '차미네이터'처럼 뛰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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