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협 "롯데 CCTV 사건, 법적조치 준비됐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11.05 06: 43

롯데 자이언츠 구단의 선수단 CCTV 사찰 사건을 놓고 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가 목소리를 냈다.
선수협 박충식 사무총장은 4일 OSEN과의 전화를 통해 "이번 CCTV 사건은 21세기 프로야구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상식적으로는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비판했다. 박 사무총장은 "선수는 감시하는 대상이 아니다. 선수협 차원에서 법적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4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롯데 구단은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원정경기에서 호텔에 요청해 CCTV 자료를 사찰, 오전 1시부터 7시까지 선수단 입출입을 몰래 관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선수단은 이 사실을 눈치채고 지난 5월 구단 대표이사와 만나 'CCTV 사찰을 한 운영부장-수석코치와 야구를 함께할 수 없다'고 나섰는데 정작 CCTV 사찰을 지시한 것은 대표이사였다.

박 사무총장은 "지난 달 롯데 선수단이 성명서를 발표한 이후 선수협과 꾸준히 대화를 주고받고 있다. 이에 따라 선수협도 선수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필요하다면 변호사를 통해 법적조치를 밟을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다만 선수협에서 나서 실제로 법적절차를 밟기 위해서는 롯데 선수단의 결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CCTV 사찰을 당한 주체가 롯데 선수단이기 때문이다.
박 사무총장은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선수단은 구단과 내부적으로 잘 해결해 보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굳이 법으로 싸우겠다는 반응은 아니었다. 선수협이 법적으로 도와주기 위해서는 선수들의 요청이 필요한 상황인데, 우리도 그 때를 대비해 준비는 해놓고 있었다"며 "(CCTV 감찰이) 이렇게 조직적으로 이뤄진 사실을 놓고 본다면 선수들이 입장을 바꿀 수도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롯데 선수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한 고참선수는 "CCTV 잠시 보다가 그만둔 것으로 알았는데 5월 이후에도 계속 감시당하고 있었다니 말이 안 나온다"면서 "다른 선수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구단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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