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관록과 패기의 조화, 삼성의 힘이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4.11.08 10: 00

관록과 패기의 조화, 강팀의 조건 가운데 하나다. 삼성은 넥센과의 한국시리즈 3차전서 이를 증명했다. '맏형' 진갑용부터 데뷔 첫 가을 무대에 나서는 박해민까지 유기적으로 잘 어우러졌다.
'AGAIN 2002'. 12년 전 삼성의 우승을 이끌었던 주역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1,2차전서 벤치를 지켰던 진갑용은 선발 장원삼과 배터리를 이뤘다. 삼성의 6차례 정상 등극을 이끌었던 진갑용은 노련미 넘치는 투수 리드로 안방을 지켰다. 선발 장원삼은 6⅓이닝 1실점 호투하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류중일 감독은 진갑용에 대한 칭찬일색이었다. "진갑용 같은 베테랑이 있어 든든하다. 이지영과 이흥련도 잘 했지만 아무래도 투수 리드 솜씨가 차이가 난다. 있을 때는 몰랐는데 없다가 오니까 왜 베테랑이라 하는지 느낄 수 있다". 현재 분위기라면 진갑용이 4차전에도 선발 마스크를 쓸 전망. 류중일 감독은 "마틴이 선발로 나가면 이지영이 출전했는데 진갑용의 컨디션이 가장 좋아 담당 코치들과 상의해 큰 문제가 없으면 진갑용으로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 시즌 삼성의 뒷문을 지키며 30세이브 고지를 밟았던 임창용은 2점차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추가했다. 이는 역대 포스트시즌 최고령 세이브 기록. 임창용은 유한준과 박병호를 각각 중견수 플라이,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유도한 뒤 강정호를 스탠딩 삼진으로 잠재웠다. 3차전 승리의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었다. 팔순 배터리 임창용과 진갑용은 얼싸 안으며 기쁨을 표시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MVP에 올랐던 박한이의 한 방은 결정적이었다. 박한이는 1-1로 맞선 9회 2사 1루서 홀드왕 출신 한현희에게서 결승 투런 아치를 쏘아 올렸다. 비거리는 120m. 류중일 감독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MVP 박한이가 2점 홈런을 쳤는데 역시 큰 경기에 강한 선수"라고 엄지를 세웠다.
왼손 약지 인대를 다치는 바람에 3차전 선발 명단에서 제외된 박해민은 히든 카드의 면모를 발휘했다. 타격에서는 큰 도움이 될 수 없지만 주루에서 도움이 됐다. 0-1로 뒤진 8회 최형우 대신 대주자로 나선 박해민은 이승엽의 행운의 안타 때 홈까지 파고 들었다. 박해민이 전력을 다해 뛰지 않았다면 홈을 밟지 못했다. 수비에서도 그의 활약은 빛났다. 유한준의 타구를 몸을 날려 걷어냈다. 넥센의 추격을 잠재우는 명품 수비였다.
고참의 관록과 신예의 패기의 조화. 이런 게 바로 삼성의 힘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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