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정복' 전북이 롯데에 전하는 뼈아픈 교훈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4.11.09 06: 29

3개의 별을 달게 된 전북에는 찰떡궁합이 있다. 특히 이번 우승을 통해 전북은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에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게 됐다.
전북 현대는 8일 제주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K리그 클래식 35라운드 제주와 원정경기서 3-0으로 승리를 거뒀다. 최근 7연승 및 12경기 연속 무패(9승 3무)를 달린 전북은 22승 8무 5패(승점 74)를 기록,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2위 수원 삼성(승점 61)을 제치고 K리그 클래식 우승을 확정지었다. 전북의 리그 우승은 2009년과 2011년에 이어 통산 세 번째다.
이로써 전북은 지난 2009년과 2011년에 이어 통산 3번째 K리그를 제패했다. 6년 동안 3번 우승이다. 전북은 2000년, 2003년, 2005년 준우승만 3번을 했다. K리그는 '전북 천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관심은 전북의 아시아 제패에 모아진다. 전북은 지난 2006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챔피언에 올랐다. 이후 K리그는 2009년 포항, 2010년 성남, 2012년 울산이 각각 ACL을 제패하며 K리그의 위상을 널리 알렸다. 이제 전북은 다시 한 번 K리그 챔피언이라는 자존심을 걸고 내년 아시아 정복에 나선다.
아시아 정상 도전을 위한 전북의 가장 큰 무기는 최강희 감독과 이철근 단장이다. 2005년 전북 사무국장에 취임한 이철근 단장은 신입선수들과 함께 최강희 감독을 선임했다.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13개 팀 중 12위에 그쳤다. 정규리그 24경기 중 겨우 4승에 그쳤다. 하지만 FA컵에서 우승하면서 AFC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을 획득했다. 아무것도 모르고 나갔던 ACL에서 전북은 우승을 해버렸다. 이때부터 전북은 달라졌다.
전북의 모기업인 현대자동차는 K리그서 가장 적극적인 투자를 해왔다. 단순히 홍보를 위한 축구단 운영이 아니라 적극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결과를 얻어냈다.
특히 이철근 단장의 자동차는 1년에 80000km를 뛴다. 전주에서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사이를 직접 운전해서 끊임없이 오간다. 관련 부서를 찾아 다니면서 계속 설득한다. 하지만 막무가내 식은 아니다. 축구와 현대자동차의 홍보 및 마케팅을 영리하게 접목 시켰다.
최강희 감독은 이철근 단장과 많은 이야기를 한다. 선수단 구성 및 팀 지원에 대한 전반에 대한 이야기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끌던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데이빗 길 사장의 관계와 비슷하다.
둘의 파트너십은 현대자동차 정의선 부회장에게도 전달됐다. 전북 구단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단장과 최강희 감독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축구가 침체된 가운데서 전북이 압도적인 우승을 하게 돼 축구한다"고 전했다. 또 정의선 부회장은 "서울에서 봅시다"라면서 우승 축하연에서의 만남을 기원했다.
이처럼 찰떡궁합이 모기업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현대자동차를 이끌고 있는 정 부회장이 직접 나설 정도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전북의 모습은 최근 야구계에서 시끄러운 소식을 내고 있는 롯데에 큰 교훈이 된다. 사장과 단장 그리고 선수단이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그룹 차원에서는 여전히 제대로 된 행보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 전북의 행보와는 분명히 비교된다. 그만큼 전북이 K리그 3번째 우승으로 나타낸 모습은 타 종목에도 시사하는 바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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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근 단장(맨왼쪽)-최강희 감독/ 제주=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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