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해진 이태양, 22-1 참패서 느낀 깨달음·다짐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11.15 13: 00

한화 에이스 이태양(24)은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가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 5일 훈련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성근 감독의 지시로 요코하마 미나미 공제병원에 다녀왔다. 부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 몸 상태를 점검했다.
김성근 감독은 올해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을 소화한 이태양의 몸에 혹시라도 무리가 있을까 싶어 컨디셔닝 코치를 대동해 체크하도록 했다. 다행히 검진 결과 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고, 이태양은 다음 날부터 다시 혹독한 훈련의 소용돌이에 빠졌다.
이태양은 "감독님께서 제대로 훈련하기 전에 몸 상태를 한 번 체크해 보라고 하셨다. 몸 상태가 좋아야 감독님 훈련에 익숙해질 수 있다"며 "감독님께서 이렇게 챙겨주신 만큼 책임감이 생긴다. 몸 상태를 빨리 끌어올려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이태양은 쉬는 날에도 투수로는 이례적으로 오전 훈련에 참가할 정도로 김 감독의 '관리 대상'이 되고 있다. 그는 "훈련의 강도가 좀 세다. 확실히 힘은 들지만 내년에 세워둔 목표가 있다.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체력적으로 좋아져야 한다"고 스스로 채찍질했다.
무명이었던 이태양은 올해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깜짝 스타로 떴다. 30경기 153이닝 7승10패 평균자책점 5.29 퀄리티 스타트 14차례를 기록한 그는 한화 선발진의 에이스로 자리 잡아 올스타에 발탁 되더니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로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드라마틱한 해였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움이 바로 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다. 한화의 시즌 마지막 대전 홈경기였던 지난달 13일 삼성전에서 선발등판한 이태양은 2이닝 9피안타(2피홈런) 1볼넷 1탈삼진 7실점으로 뭇매를 맞고 조기 강판됐다. 이태양이 무너진 한화는 무기력한 경기 내용으로 삼성에 22-1 치욕적인 대패를 당했다. 이로 인해 이태양과 한화 구단은 팬들로부터 따가운 비난과 질책을 받았고, 대대적인 팀 개편의 계기가 됐다.
당시를 떠올린 이태양은 "솔직히 그때는 몸이 많이 힘들었다. 나도 모르게 구위가 떨어졌다는 것을 느꼈다"며 "그날 경기로 비난이 많았던 것을 알고 있다. 비난이 있다는 건 그만큼 관심과 기대감이 따라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앞으로도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비난도 나와 팀이 잘 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해주시는 것이지, 그런 마음이 없다면 비난도 받지 못할 것이다"고 달게 받아들였다.
평소 존경하고 따르던 정민철 투수코치도 결국 사의를 표하며 팀을 떠났다. 이태양은 "많이 의지한 분이 떠나셔서 아쉽다"며 고개를 숙인 뒤 "풀타임이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낀 해였다. 더 많은 준비를 해야 내년에 지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즌이 끝나자마자 내년 목표를 설정했다. 아직 말할 단계는 아니다. 마음속으로 품고 있겠다"고 내년 시즌 활약을 다짐했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