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스타 VS 슈스케, 유니크한 보이스가 지배하나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4.11.25 07: 26

[해리슨의 엔터~뷰 (Enter-View)] 국내 양대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와 “K팝스타”가 각각 끝과 시작을 알리며 새로운 스타 탄생을 위한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21일 밤 여섯 번째 시즌의 우승자를 배출한 “슈퍼스타K”는 지난 시즌 최악의 부진에서 탈피, 부활의 가능성을 엿보이며 4개월 간의 대장정을 마무리 했다. 이틀 뒤인 23일(일) 저녁 “K팝스타”는 첫 방송을 시작으로 내년 봄 단 한 명의 스타를 뽑기 위한 네 번째 시즌의 첫 단추를 켰다.
그런데 두 오디션 프로그램에 공통된 변화 조짐이 엿보이고 있다. 바로 기존 음악을 자신만의 창법으로 노래하는 유니크한 목소리의 아마추어 참가자들에 대한 심사위원 및 대중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슈퍼스타K6” 결승전에서 명승부를 펼쳤던 곽진언과 김필은 이전 시즌에 도전을 했더라면 Top10진출도 예상할 없을 만큼 비주류 음악을 해 온 참가자였다. 그러나 이번 시즌 심사위원단과 팬들의 시각은 확연히 달라졌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노래를 대중에게 보여주고 들려주기에는 부적합하다는 평을 듣기도한 중저음의 목소리를 지닌 곽진언, 날카로운 칼날과 같은 음성으로 폭넓은 대중의 사랑을 받기에는 역부족이란 평가를 얻기도 했던 김필.
그러나 두 사람은 인디 씬을 벗어나 오버그라운드에서도 통할 수 있음을 이번 오디션 무대를 통해 증명해 냈고, 심사위원과 시청자들 역시 잠재력 있는 두 싱어송라이터에게 높은 점수와 문자투표로 그들을 결승 무대로 이끌어 주었다.
아마 예년 같았으면 대중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음색을 지닌 임도혁이나 장우람의 우승 확률이 높았을 것이다. 또한 음악적인 것만 고려했을 때 “슈퍼스타K2”의 허각과 장재인이 올해 결승전에 올랐다면 장재인이 1위를 차지했을 것이란 예상도 가능하다.
결국 기존의 곡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노래해낼 수 있는 독특한 개성의 목소리가 이제 오디션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가요계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이제 겨우 단 일회가 방송됐지만 “K팝스타” 세 명 심사위원 역시 ‘유니크한 보이스’를 지닌 참가자에 귀를 기울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전 시즌들과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야만 자칫 잘못하면 슬럼프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역시나 첫 회부터 심사위원들의 극찬 세례를 받은 여성 참가자가 등장, “K팝스타”에서도 변화의 흐름을 알 수 있었다. “보이지 않는 것”이란 정규 앨범을 작년에 발표한 후 소속사와 합의 결별 후 오디션 프로그램에 도전한 여성 싱어송라이터 이진아가 바로 그 주인공으로 자작곡 ‘시간아 천천히’를 연주 노래하며 심사위원은 물론 방청객들로부터도 큰 호응을 얻었다.
오디션 무대에서 ‘시간아 천천히’를 선보인 후 방송 후 발매된 음원은 공개되자마자 주요 음악사이트 실시간 1위에 올라, 목소리 때문에 힘들 어린 시절을 보내야만 했던 이진아에게 신데렐라가 될 수 있다는 미래를 제시했다. 아직은 속단하기 이른 감도 있지만 “K팝스타”에서도 “슈퍼스타K”처럼 ‘유니크한 보이스’를 가진 참가자 발굴에 심혈을 기울일지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이제는 더 이상 ‘고음과 가창력’에 열광을 하던 때는 지난 듯 하다. 자신의 목소리로 자신의 노래를 들려줄 수 있는 가수가 가요계를 지배하는 시대가 서서히 도래하지 않을까?
[해리슨/대중음악평론가]osensta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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