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승자’였던 이상민, 받아들이기 힘든 '9연패'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11.27 06: 39

이상민 삼성 감독(42)이 농구인생에서 가장 받아들이기 힘든 연패에 빠졌다.
서울 삼성은 26일 오후 7시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4-2015시즌 KCC 프로농구 2라운드에서 서울 라이벌 SK에게 69-72로 졌다. 2위 SK(14승 4패)는 7연승을 달렸고 최하위 삼성(4승 15패)은 9연패의 늪에 빠졌다.  
이상민 삼성 감독은 연세대시절부터 한국농구를 대표하는 스타였다. 1993-1994시즌 농구대잔치에서 이상민 감독이 지휘하던 연세대는 허재의 기아자동차 등 내로라하는 실업형님들을 물리치고 대학최초 우승을 차지했다.

상무를 거쳐 현대전자에 입단한 이상민은 늘 승자였다. 프로초창기에는 조니 맥도웰, 추승균, 조성원과 함께 대전 현대의 정규리그 3연패(1998-2000)를 지휘했다. 이상민은 1998, 1999년 2년 연속 정규리그 MVP를 독식했다. 2004년 이상민은 떠오르는 김주성의 TG삼보를 챔피언결정전에서 물리치고 챔프전 MVP를 차지했다. 금메달을 딴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등 이상민은 국가대표팀에서도 돋보이는 리더였다.
이상민 감독이 현역시절 7연패 이상을 경험한 것은 5회 있었다. 가장 긴 연패는 2006-2007 KCC시절 겪었던 10연패였다. 당시 KCC는 외국선수 선발에 실패하면서 15승 39패로 최하위에 그쳤다. KCC는 2007년 2월 22일 SK를 76-67로 이기고 10연패를 마감했다. 그 경기서 이상민 감독은 6점, 7어시스트, 2스틸로 활약하며 직접 연패를 끊었다. 이상민 감독의 도움을 받은 추승균 현 KCC 코치는 25점을 넣었다. 마르코 킬링스워스는 23점, 1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상민 감독이 가장 최근에 겪은 연패는 선수생활 마지막 시즌이었던 2009-2010시즌 삼성에서 겪은 8연패였다.
감독이 된 지금 이상민은 더 답답하기 이를 때 없다. 경기는 선수들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감독이 작전을 잘 짜도 선수들이 제대로 알아듣고 수행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SK전에서 삼성은 37분을 잘 싸우고 마지막 3분을 못 버텨 졌다. 삼성은 3쿼터까지 잘 싸우고 4쿼터에 무너지는 고질병이 계속되고 있다. 삼성은 오는 28일과 30일 연달아 오리온스와 붙는다. 여기서 연패를 끊지 못하면 이상민 감독은 자신의 농구인생에서 가장 긴 연패에 빠질 수 있다.
감독부임 첫 시즌에 이상민 감독은 혹독한 시련을 맞았다. 장기적으로 보면 감독 이상민의 지도자 경력에 밑거름이 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다. 문경은 SK 감독 역시 “나도 9연패를 해봤다”면서 이상민 감독을 위로했다. 하지만 주축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삼성의 경우 반등의 여지가 적어 내용이 더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결국 기존 전력들이 강한 정신력으로 한 발 더 뛰고 실책을 줄이는 수밖에 방법이 없다.
항상 가장 위에서 빛나는 ‘승자’였던 이상민 감독은 이제 프로의 가장 밑바닥에서 생존법을 고민해야 하는 절박한 처지다. 그는 지도자로서 맞은 첫 시련을 어떻게 극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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