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또다시 전세계 대중음악시상식 휩쓴다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4.11.28 07: 50

[OSEN=해리슨의 엔터~뷰 (Enter-View)]11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열리기 시작한 2014년 한 해를 마무리하는 대중음악시상식.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해외 유명 시상식에서도 인기 아이돌 가수들이 주요 부문의 상을 휩쓸며 올해 대중음악계의 흐름이 어떠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11월 9일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린 “2014 MTV 유럽 뮤직 어워드(Europe Music Awards – 이하 ‘EMA’)”, 11월 13일 서울에서 개최된 “멜론 뮤직 어워드(Melon Music Awards – 이하 ‘MMA’), 그리고 한국 시간으로 이번 주 월요일에 있었던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erican Music Awards – 이하 ‘AMA’)로 이어진 시상식 결과를 살펴보자.
먼저 EMA에서는 영국 출신 남성 아이돌 그룹 원 디렉션(One Direction)이 “최우수 팝(Best Pop)”, “최우수 라이브(Best Live)” 등 3개 트로피로 최다 수상자로 선정되었고, 깜찍한 외모의 여성 싱어 아리아나 그란데(Ariana Grande)는 대상 중 한 부문인 “최우수 노래(Best Song)”과 “최우수 여성(Best Female)”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또한 FT아일랜드와 씨앤블루를 연상시키는 호주의 4인조 아이돌 밴드 파이브 세컨즈 오브 섬머(5 Seconds Of Summer)는 “최우수 신인(Best New)”등 EMA에서 2개의 상을 획득했고, 최고의 아이돌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가 “최우수 남성” 부문 트로피를 받아 아이돌 팀들이 노른자위에 해당하는 상을 대부분 거머쥐었다.
아이돌 가수들에 의해 독식되다시피 한 우리 대중음악시상식, 올해 역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MMA의 3개 대상은 태양이 ‘눈, 코, 입’으로 “베스트송”, 아이유가 “올해의 가수”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고, 원조 국민 아이돌 그룹 god가 “앨범” 부문을 수상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신인상도 YG엔터테인먼트의 아이돌 그룹 위너(Winner)에게 돌아갔고, 비스트, 2NE1, 걸스데이, EXO, 씨스타, 에이핑크 등 올해 음원 판매량에서 두각을 나타낸 인기 아이돌 가수들이 대거 포진하여 내년 2월까지 이어질 국내 대중음악 시상식의 흐름을 가늠케 했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AMA에서도 해외 아이돌 가수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원 디렉션이 대상인 “올해의 아티스트”부문과 “팝 록 앨범” 등 3개 주요상을 휩쓸었고, 파이브 세컨즈 오브 서머도 “올해의 신인”상을 수상하는 기쁨을 만끽했다.
더욱이 EMA와 AMA에서 주요 대상에 해당되는 “최우수 비디오(Best Video)”와 “올해의 싱글(Single Of The Year)”를 각각 수상하며 다 관왕에 등극한 케이티 페리(Katy Perry)도 전세계 10대 음악 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팝 음악계 스타로 자리매김, 아이돌 가수 범주에 포함시켜도 무방하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올해 이미 개최된 시상식에서 아이돌 가수들이 대상 등 주요 상을 휩쓸고 있는 것은 K-Pop의 직간접적인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90년대 중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백스트리트 보이즈(Backstreet Boys), 엔 싱크(N Sync), 브리트니 스피어스(Britney Spears)로 이어졌던 아이돌 스타 전성 시대가 지난 후 2009년 저스틴 비버가 등장하기 전까지 가공할만한 인기 ‘아이돌 팝 스타’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 가요계에선 2004년 동방신기를 시작으로 ‘2세대 아이돌’이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빅뱅, 원더걸스,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카라, 2PM, 비스트, 2NE1 등 많은 그룹들이 한국과 아시아를 넘어 ‘K-Pop’을 전세계에 알리며 폭발적인 사랑을 받게 되었다.
양대 음악강국 미국과 영국은 물론 호주와 캐나다 등 영어권 국가의 음악제작자들에게는 전혀 생소한 한국말로 노래를 부르는 우리 아이돌 가수들에 대한 지구촌 젊은이들의 열광적인 반응에 ‘영어 곡을 부르는 아이돌 그룹(솔로)’의 성공 확률이 훨씬 높음을 간파했음에 틀림없다.
그 결과 영국에서는 원 디렉션과 원티드(The Wanted) 등 남성 보이 그룹, 미국에서는 마일리 사일러스(Miley Cyrus), 셀레나 고메즈(Selena Gomez), 아리아니 그란데 등 여성 솔로 가수, 호주에서는 밴드 형태를 갖춘 파이브 세컨즈 오브 마즈, 캐나다에서는 저스틴 비버와 여성 싱어 칼리 래 젭슨(Carly Rae Jepsen)이 10대 팬들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된 것이다.
물론 오늘 소개한 3개 시상식이 음악 팬들의 인기 투표가 수상자 결정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친 것은 간과할 수 없다. 그러나 1년간의 디지털 음원 및 음반 판매량 데이터가 가장 중요한 수상자 결정 요소임을 감안할 때, 국내외 아이돌 가수들이 상업적인 성공을 바탕으로 수상의 영예로 이어졌음을 보여 준다.
2014년 대중음악시장을 장악한 국내외 아이돌 가수들이 내년에도 파죽지세의 인기 행보를 이어가며 전세계 음악 팬들의 열광적인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2015년이 벌써 기다려진다.
[해리슨/대중음악평론가]osenstar@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