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글부글' 왕기춘, 81kg급 정상도전 "포기없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4.11.29 06: 59

"꼭 이길 수 있습니다".
7년 5개월 만의 맞대결로 유도팬들의 시선을 끌어모은 숙명의 라이벌 김재범(29, 한국마사회)과 대결서 패한 왕기춘(26, 양주시청)이 와신상담의 의지를 밝혔다.
왕기춘은 28일 제주특별자치도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2014 제주 그랑프리 국제유도대회 남자 81㎏급 준결승에서 김재범에 지도패 하며 7년 5개월 전 승리의 기쁨을 이어가지 못했다.

경기는 무척 팽팽했다. 세계 최강자인 김재범에게도 왕기춘은 쉽지 않은 상대였다. 이는 73㎏급 세계 무대를 평정했던 왕기춘도 마찬가지였다. 워낙 상대를 꿰뚫고 있어 웬만한 기술은 시도조차 어려웠다. 결과는 막판까지 빈틈을 허락하지 않은 김재범의 승리. 두 선수의 차이는 지도 1개 뿐이었다.
경기를 마친 왕기춘의 얼굴은 기대 이상으로 밝았다. 그는 "도전자 입장이다보니 부담보다는 긴장을 많이 했다. (김)재범이형은 그랜드슬램도 한 훌륭한 선수이지 않느냐"라면서 "그래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체급을 올린 지 꼬박 1년이 됐다. 체중 감량에 어려움을 겪은 왕기춘은 작년 11월 73kg급에서 81kg급으로 한 체급을 올렸다. 73kg급 시절 국제유도연맹(IJF) 세계랭킹 1위까지 올랐던 그는 당시 기억은 접어두고 혹독한 준비 기간을 거쳐 새 체급에 적응했다. 지난 1년 새 왕기춘은 대표선발전을 포함해 각종 대회에 출전했지만 대부분 조기 탈락했다.
김재범과 맞대결을 벌일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고통의 시간은 약이 됐다. 지난 5일 마침내 회장기 대회 겸 국가대표 1차 선발전(김재범 불참)에서 체급 조정 후 처음으로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천신만고 끝에 만난 이번 대결서는 비록 패배를 당했지만 본인 스스로는 많은 것을 배웠다.
패배에 대해 재차 묻자 그는 "솔직히 마음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81kg급에서도 다시 도전을 선언했기 때문에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면서 "그래서 패배에 대해서 크게 고민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몸이 좋아졌다는 점이다. 따라서 열심히 준비한다면 분명 재범이형을 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도 천재인 왕기춘은 강한 승부욕도 선보였다. 새로운 도전을 펼치는 것이 부담이 있지만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비록 7년 5개월만의 만남에서 첫 패배를 당했지만 새로운 의지만큼은 변함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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