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화행' 배영수, "잡초처럼 보란듯이 일어날 것"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4.12.04 06: 56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3일 밤 삼성에서 한화로 이적한 배영수와 통화가 닿았다. 수화기 너머 들리는 그의 목소리에 아쉬움이 묻어났다. '푸른 피의 에이스'라 불렸던 배영수. 삼성과 FA 우선 협상에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외부 시장에 나왔다.
그리고 3일 한화와 3년간 총액 21억5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2000년부터 15년간 삼성에서만 뛰었던 배영수의 한화 이적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그래서 일까. 배영수 또한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삼성과의 2차 협상 때 타 구단 이적을 결심했다고 털어 놓았다. "더 이상 잡고 싶은 마음이 없다는 걸 느꼈다. 삼성을 떠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팬들만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 뿐"이라는 게 배영수의 말이다.
그는 "팬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언제나 잘하든 못하든 나를 응원해주셨는데 팬들의 그 마음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신문 광고와 동영상을 보며 나도 모르게 눈물을 쏟아냈다. 그 마음은 평생 잊지 않겠다. 하지만 팬들은 나의 선택에 대해 모르시는 게 많다 보니 오해하실 수도 있다"고 했다.
배영수가 15년간 삼성에서 뛰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언제 일까. 그는 "2002년 한국시리즈 우승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팀이니까. 내겐 프로 데뷔 후 첫 우승이니까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2004년 정규 시즌 MVP와 골든 글러브를 차지했던 것과 2006년 세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이라고 대답했다. 가슴 아팠던 순간도 있기 마련. 배영수는 "2009년 1승 12패했을때 가장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배영수의 한화 이적에 가족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아내는 내가 협상 때 1시간 기다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눈물을 흘렸다.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는 마음이 더욱 강해졌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주위에서는 배영수 나이가 있다고 하지만 10승 정도는 할 수 있다"며 "언제 보더라도 배영수의 최고 장점은 공격적인 투구다. 대한민국에서 최고 잘하는 게 아닌가 싶다. 성격도 그렇고 투구 자체도 도망을 다니지 않는다. 언제 보더라도 이 녀석 대단하구나 싶었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에 배영수는 "10승은 충분히 할 수 있다. 보여 드려야 하기도 하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야구 뿐이라는 걸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싶다"고 독기를 품었다. 이어 그는 "내 별명이 잡초 아닌가. 잡초처럼 보란듯이 일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영수는 향후 계획에 대해 "가족들이 여행차 미국에 머무르고 있다. 사랑하는 아내와 우리 딸들이 너무 보고 싶다. 이후 대전에 살 집도 알아 봐야 한다. 이달 중순쯤 일본 돗토리에 가서 개인 훈련을 소화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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