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야구를 제대로 느껴보겠다".
이제는 두산의 한용덕(49) 코치다. 27년을 몸담은 한화를 떠나 두산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한용덕 코치는 설렘과 기대로 가득차 있다. 비록 한화를 떠났지만 2년 공백을 깨고 현장으로 돌아가게 된 것이 좋다. 새로운 야구를 직접 보고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유력한 한화 차기 사령탑 후보였던 한용덕 코치는 지난 10월 김성근 감독이 한화에 부임한 후 팀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노재덕 한화 단장의 만류로 사표 수리가 늦어졌지만 한 코치는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유능한 지도자로 알려진 그는 한화에서 나오자마자 두산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한 코치는 "내게는 오히려 잘 된 것 같다. 마음이 홀가분하고 좋다. 구단에서는 계속 하자고 하셨지만 전환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특보라는 보직을 오랫동안 하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무엇보다 현장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많았다. 현장에 대한 생각이 커서 구단 만류에도 사표를 냈다"고 밝혔다.
한 코치는 2012년 한화 감독대행에서 물러난 뒤 미국 연수에 이어 단장특별보좌 역으로 2년간 현장과 떨어져 있었다. 김성근 감독의 한화에서는 자리가 마땅치 않았고, 현장 복귀를 위해서는 한화를 떠나야만 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그는 바깥에서 새로운 야구를 배울 수 있는 기회로 여기고 있다.
한 코치는 "아직은 두산 코치라는 사실이 어색하기는 하지만 좋은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한 팀에서만 너무 오래 있었다.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무언가가 있었을 것이다. 바깥에서 한화를 바라볼 때에도 또 다른 새로운 것들이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새로운 팀이 두산이라서 더욱 그렇다. 그는 "밖에서 봤을 때 두산이라는 팀은 상당히 매력 있었다. 다른 팀보다 젊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화수분 야구라는 말처럼 항상 새로운 선수들이 배출된다. 그런 부분이 궁금했는데 직접 보고 배우게 됐다"며 "한화도 최근 몇 년 동안 성적이 나지 않으면서 신인 발굴이 잘 안 된 편이다. 두산이 어떻게 새로운 선수를 배출하는지 그 실체를 제대로 한 번 느껴보겠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두산은 탄탄한 야수진에 비해 마운드가 약하다. 늘 투수력 문제로 정상의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김태형 감독이 '투수 전문가' 한용덕 코치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코치직을 제의한 것도 투수력 보강 차원이다. 한 코치는 "아무래도 투수층이 조금 약한데 감독님이 저를 부른 것도 그런 이유가 있으실 것이다"고 김 감독의 의중을 헤아렸다. 한 코치는 내달 초부터 두산의 투수코치로 첫 발을 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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