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 분석]다저스 빅딜, 류현진에게는 호재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12.13 06: 04

메이저리그 윈터리그 최고의 화제는 LA 다저스였다. 다저스는 윈터리그 종료 막판 대형 트레이드를 연달아 터트리면서 팀 자체를 개조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앤드류 프리드먼이 사장으로 취임한 뒤 첫 윈터미팅에서 다저스는 팀 주요선수를 갈아치우면서 단기간에 아예 다른 팀으로 바꿔놓았다.
여전히 트레이드는 진행 중이지만, 이제까지 다저스의 움직임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주전 2루수였던 디 고든과 4선발 댄 하렌, 백업 내야수 미겔 로하스가 마이애미 말린스로 갔고 대신 좌완 앤드류 히니와 우완 크리스 해처, 포수 오스틴 반즈와 내야수 키케 에르난데스를 받아왔다. 이어 LA 에인절스와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마이애미로부터 받아 온 좌완 유망주 앤드류 히니를 넘기고 대신 2루수 하위 켄드릭을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는 맷 켐프와 팀 페데로위츠를 보내는 대신 포수 야스마니 그랜달과 우완 조 윌랜드, 우완 잭 에플린을 받았다. 필라델피아 필리스에는 바로 잭 애플린과 톰 와인들을 준 대신 유격수 지미 롤린스를 영입했다. 또한 FA로 뉴욕 양키스 출신 우완 브랜든 매카시와 계약했다.

아무리 트레이드가 활발해도 류현진의 위상은 굳건하다. 현지 언론에서도 클레이튼 커쇼와 잭 그레인키, 류현진까지 '최강 3선발'은 프리드먼 체제에서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아무리 팀을 개조한다 해도 대들보는 남겨둬야 하는데, 류현진은 다저스의 핵심 선수다.
그렇다면 이번 트레이드가 내년 시즌 류현진에게 미칠 영향은 무엇이 있을까. 당장 수비만 놓고 본다면 류현진에게 나쁠 게 없는 트레이드다. 올해 주전 2루수인 디 고든, 그리고 주전 유격수 핸리 라미레스는 공격에서야 좋은 선수였지만 수비는 냉정하게 말해서 낙제점이었다. 고교 때까지 농구선수로 활약했던 고든은 기본기가 부족해 수비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라미레스는 포지션 변경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정도로 수비능력이 떨어졌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 땅볼형 투수에 가깝다. 올해 류현진의 땅볼타구 비율은 47.4%로 150이닝을 넘긴 투수 102명 가운데 35번째로 많았다. 클레이튼 커쇼(16위,51.8%)와 잭 그레인키(29위,48.7%) 역시 땅볼유도가 많은 투수였다. 땅볼 투수가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내야 수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저스 원투스리펀치는 땅볼 투수인데, 올해 다저스의 내야수비는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들었다.
정확한 수치로 살펴보자. 고든의 올 시즌 UZR/150(선수가 150경기에 출전했다고 가정했을 때 평균 수준 선수보다 얼마나 실점을 막았나를 보여주는 지표)는 -3.5였고, 라미레스는 무려 -15.6이었다. 둘이 더하면 -19.1점인데, 이는 다저스가 메이저리그 평균 수준 키스톤콤비를 지닌 팀보다 한 해 20점 가까이 더 잃었다는 뜻이다.
이번에 다저스가 영입한 2루수 켄드릭과 유격수 롤린스는 모두 수비에 능한 선수다. 정확히 말하면 공수 모두 갖춘 선수다. 둘 다 내년만 뛰고 FA 자격을 얻는데, 다저스는 코리 시거 등 유망주가 성장할 때까지 가교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켄드릭의 올해 UZR/150은 6.7점, 롤린스는 3.6점이었다. 둘을 더하면 10.3이 나오는데, 올해 다저스 키스톤 콤비를 고든-라미레스에서 켄드릭-롤린스로 바꾼다면 29.4점이나 수비에서 더 이득을 볼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땅볼유도, 특히 병살타 유도가 많은 류현진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포수는 투수와 궁합이 중요하기 때문에 숫자놀음으로 성적 예측이 쉽지는 않다. 그래도 그랜달 영입은 주목할 만하다. 올해 다저스 주전포수인 A.J. 엘리스는 류현진과 좋은 호흡을 보여주지만, 메이저리그 최악의 프레이밍(포구능력, 볼을 스트라이크로 둔갑시키는 능력)을 가진 포수다. 볼을 스트라이크로 바꿔주기는 커녕 스트라이크까지 볼로 만들어 버렸다. 엘리스가 프레이밍으로 손해 본 콜 개수는 111개였다. 메이저리그 113명 포수 가운데 뒤에서 5등이다. 반면 그랜달은 96개의 볼을 스트라이크로 만들어 이 부문 8위였다. 참고로 프레이밍 1위는 미겔 몬테로인데 무려 180개의 콜에서 이득을 봤는데 다저스와 트레이드 논의가 있었지만 시카고 컵스로 향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 바깥쪽 공을 가장 많이 던지는 투수 중 한 명이다. 제구력을 앞세워 타자의 눈을 현혹시키는 투구를 하는데, 포수의 포구 능력이 그 만큼 중요하다. 볼로 선언될 바깥쪽 빠른 공 하나를 포수 능력으로 스트라이크로 바꾼다면 류현진과 같은 유형의 투수는 큰 도움이 된다.
물론 이번 트레이드의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프리드먼 사장의 윈터미팅 행보는 확실한 방향성을 갖고 있음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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