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을 등진 황희찬, 그를 향한 아쉬움과 비난의 목소리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4.12.18 09: 30

자신을 키워준 포항 스틸러스에 등을 돌린 황희찬(18)을 향한 아쉬움과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오스트리아 명문 레드불 잘츠부르크는 지난 16일(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포항 스틸러스 소속의 황희찬과 계약에 합의했다. 계약 기간은 2019년까지다"라고 황희찬의 영입 소식을 전했다.
잘츠부르크는 "황희찬은 한국에서 최고의 재능을 지닌 선수 중 한 명으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잘츠부르크의 축구 스타일과 새로운 환경에 익숙해지기 위해 잘츠부르크 2군팀인 FC 리퍼링에서 경험을 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단의 기대감도 크다. 랄프 랑닉 잘츠부르크 단장은 "우리는 한국의 가장 전도유망한 선수인 황희찬과 계약에 성공했다"면서 "국제적 경쟁에도 불구하고 그가 우리를 선택하게 돼 기쁘다. 황희찬은 우리가 추구하는 유형의 축구에 필수 조건들을 갖추고 있다"며 기뻐했다.
본인이 그토록 원하던 유럽행의 꿈은 이뤘지만 도의적인 비난은 피하지 못했다. 자신을 이 자리에까지 올려준 포항을 버리고 유럽행을 택했기 때문이다. 2015년 신인 드래프트서 자신을 키워준 포항의 우선지명을 받은 황희찬은 포항과 계약 진행 중 절차를 무시하고 단독으로 잘츠부르크와 계약을 맺었다. 이로써 황희찬은 프로축구연맹 규정에 따라 5년 동안 국내 무대에 복귀할 수 없게 됐다.
황희찬은 U-16, U-19 등 연령별 대표팀을 지낸 유망주로 포항 스틸러스 산하인 포항제철중과 포항제철공업고를 졸업했다. 지난 2012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16 챔피언십과 지난해 제46회 대통령금배 전국고교축구대회서 득점왕을 차지하며 이름을 날렸다.
포항은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포항 측은 "황희찬과 계약 세부사항을 조율하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조율 과정 중 일방적으로 해외로 나가 잘츠부르크와 계약을 맺었다. K리그에 정해진 규정에 따라 엄중히 처리하겠다"고 날을 세웠다.
팬들도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구단 게시판에는 "안타깝다", "최악의 선택이다", "제2의 황희찬이 나오지 않게 규정에 따라 엄중히 처벌해 달라"는 글들이 빗발치고 있다. "뒤통수를 쳤다", "축구 선수 이전에 인간이 되어라"는 다소 격양된 발언들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황희찬은 단 한 번의 어리석은 실수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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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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