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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째 레니의 아이...3년 벤치 설움 이겨낸 조향기





[OSEN=이균재 기자] 이랜드의 조향기가 다음 시즌 도약을 꿈꾸고 있다.

▲ 대학교에서 날벼락 같은 포지션 변경, 눈물의 후보 딛고 4학년 때 주전 발돋움

초등학교 5학년 때 정식으로 축구를 시작한 조향기는 대학교에 진학할 때까지 늘 스트라이커였다. 2004년 MBC 꿈나무 축구 득점 3위를 시작으로 참가하는 대회마다 늘 득점 상위에 올랐고 골을 넣을 때마다 나중에 프로에 진출해 골을 넣고 관중들의 환호에 답하는 행복한 꿈을 꾸었다. 대학교에 진학할 당시에도 조향기는 스트라이커였다.

하지만 대학에 진학한 후 오승인 광운대 감독은 조향기의 포지션을 중앙수비수로 변경시켰다. 프로에 가면 조향기에게 더 경쟁력 있는 포지션이 수비수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늘 환호를 받는 스타 플레이어를 꿈꾸던 조향기에게는 날벼락과도 같은 일이었다. 감독은 조향기에게 중앙수비수 훈련만 시켰고 생애 처음 수비 포지션에 선 조향기는 늘 후보일 수밖에 없었다. 중앙 수비는 한번 고착되면 변경되는 일이 없었다. 그래서 조향기는 또 후보였다. 감독을 찾아가 원래 포지션이 아니면 미드필더라도 시켜 달라고 애걸하기를 여러 번, 하지만 감독은 조향기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

조향기는 3년 동안 그렇게 후보 수비수로 벤치에만 있었다. 조향기는 3년간의 암흑 같던 시절을 이렇게 회상한다. “잠을 잘때 안대를 끼고 잘 때가 있었는데 밤마다 울었기 때문이다. 동료들에게 티 안 내려고 그랬다. 정말 힘들었다. 팀의 에이스를 도맡아왔던 내가 만년 후보선수가 되었다는 게 정말 자존심이 상했다. 그때 후보선수의 심정을 뼈저리게 알게 되었다. 하지만 포기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난 항상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맘속에 칼을 갈며 외로운 싸움을 했다. 휴가 때나 외박 때나 집에 가지 않고 스포츠클럽에서 몸을 만들었다. 아버지도 집에 오지 말고 항상 그쪽으로 가라고 하셨다. 쉬고 싶었지만 곧 4학년 벼랑 끝인 나는 그럴 수 없었다. 외아들을 지금까지 뒷바라지 해주신 부모님을 허무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꼭 호강 시켜 드리고 싶었다.”

그렇게 3년 동안 눈물의 노력을 기울인 조향기는 4학년이 되는 동계훈련에서 서서히 감독의 인정을 받게 되었다. 감독은 그를 보며 ‘천군만마’라는 칭찬을 했고 대학 진학 4년 만에 처음 들은 그 칭찬을 조향기는 평생 잊을 수 없을 거라고 말한다. 그렇게 조향기는 주전을 꿰찼고 매 경기 아직 주전이 아니라는 마음가짐으로 절실한 경기를 해갔다. 조향기는 휴가 때도 예전처럼 쉬지 않고 몸관리에 나섰다.

조향기는 프로에서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해 제자에게 3년 동안 혹독한 자기와의 싸움을 시킨 오승인 감독을 미워했지만 이제는 고마워한다. 조향기의 일기에는 이런 문구가 써 있다. ‘오승인 감독님은 정말 미운 분이다. 하지만 나중엔 왠지 고마워할 것 같은 분이다.’

조향기가 미워했던 오승인 감독은 조향기에 대해 “굉장히 성실하고 착한 선수다. 침착하며 영리한 플레이에 예측하는 능력이 뛰어나며 자신의 역할을 잘 이해하고 소화해내는 선수다. 플레이가 화려하지 않아서 눈에 잘 띄진 않지만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수비를 할 줄 안다” 며 혹독하게 내몰아 결국 프로에 진출하게 만든 제자를 대견해 했다.

▲ 다른 선수들이 공격적 역할 맡을 때 영리하게 뒷공간 맡아줄 선수

마틴 레니 감독은 U리그 왕중왕전을 포함해 조향기가 포함된 광운대 경기를 4경기를 보았다. 마틴 감독이 지켜보는 경기에 모두 풀타임 출전한 조향기는 사실 눈에 잘 띄지 않았던 선수다. 왜냐하면 중앙수비수 파트너인 김남탁이 상대 공격수와 적극적인 몸싸움을 통해 수비하는 파이터 형이라 화려하게 보였던 반면 조향기는 김남탁의 뒷공간을 커버하면서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수비를 이끄는 커맨드 형 선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볼 때마다 그의 장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마틴 레니 감독은 조향기에 대해 “전현재와 함께 광운대의 U리그 우승을 견인한 선수로 결승 경기를 직접 봤을 때 정말 좋은 활약을 했다. 센터백으로 전향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새 포지션에 잘 정착했고 다른 수비수가 공격적인 역할을 맡았을 때 뒷공간을 든든히 지켜주는 선수다. 우리 팀에는 과감하고 공격 과정을 이끌어줄 중앙수비수들이 많은데, 조향기는 이 선수들과 균형을 맞춰 뒤 공간을 지켜주고 영리한 플레이로 공을 다루는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다. 하지만 조향기는 역시 센터백으로 전향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발전할 여지가 많다. 좋은 신체적 조건을 가졌기 때문에 성장할 가능성이 많은 선수다” 라고 평하며 레니의 아이들로서 잘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팀의 클래식 승격이 첫 번째 목표

서울 이랜드 FC에 드래프트 우선 지명으로 입단하게 된 조향기의 첫 번째 소원은 팀의 클래식 승격이다. 다른 레니의 아이들처럼 조향기도 서울 이랜드 FC의 ‘원 클럽 맨’ 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마틴 레니 감독님 도움을 받아 EPL에 진출하고 국가대표도 되고 싶다는 조향기는 은퇴 후에 축구 지도자가 되어 오승인 감독처럼 후배들이 축구로 성공하는 디딤돌이 되는 것이 꿈이다.

dolyng@osen.co.kr

<사진> 이랜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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