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톡] “한국 따라잡았다” 중국 역습, 게임시장 독일까 약일까(상)
OSEN 이우찬 기자
발행 2015.01.22 07: 50

“중국게임, 한국 따라잡았다.”
대륙의 역습이 게임업계에 몰아치고 있다. 가이아모바일이 서비스 중인 ‘도탑전기’가 대표적이다. 국내 모바일게임 매출 10위권 안쪽에 진입한 ‘도탑전기’는 중국서 하루 매출만 몇 십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임성을 갖췄고 자금력을 겸비한 ‘도탑전기’는 지하철 스크린도어 광고 등 매스미디어 마케팅에 돈을 쏟아 붓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산업정책팀 송요셉 박사는 중국게임에 대해 “모바일 게임의 경우 중국산 게임들이 한국 모바일 게임에 비해 크게 뒤지거나 게임성에서 차이가 나지 않는 상황이다”라며 “거의 비슷하다. 따라잡았다고 보면 된다”고 평가했다.

▲중국게임 역습, 클 만큼 큰 놈
자신감의 반영이다. RPG(Role-Playing Game) 일종인 ‘도탑전기’는 카카오게임 플랫폼 없이 한국에 직접 서비스를 선택했다. 게임업체 관계자 ㅊ씨는 “도탑전기는 워낙 잘 나가는 게임이라 그럴 수 있다고 본다”며 “퍼블리셔를 거치지 않고 국내 직접 서비스하는 게임이 많이 없는데 자신감이 있다는 뜻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ㅊ씨는 “중국게임시장이 예전 같지 않다”며 “예전에는 중국게임사가 모방하는 게임도 많다고 폄하되고는 했는데 이제는 중국 쪽 기술력을 무시 못 할 정도로 올라온 상태라는 것은 확실하다”고 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중국 콘텐츠산업의 성장과 대응 전략(게임)’에 따르면 중국의 2013년 게임사장 규모는 15조 원 수준.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3위다. 중국 게임 이용자 수는 5억 명에 근접했다. 게임시장 규모로 봤을 때 중국은 한국의 2배가 넘는다. 중국의 게임시장 규모는 이미 헤비급 중의 헤비급이다. 콘텐츠 품질도 과거와는 다르다.
특히 모바일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2014 상반기 중국 게임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상반기 중국 모바일 게임시장 규모는 2조 2530억 원. 이는 2013년 전체 모바일 게임시장 규모인 2조 232억 원을 넘는 수치다. 지난해 모바일 게임시장 규모는 5조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기회보다 위기?
21일 기준 구글플레이 모바일 게임 최고매출에 따르면 20위권 내에는 ‘도탑전기’뿐만 아니라 ‘리버스월드’, ‘드래곤가드’, ‘아우라레전드’, ‘삼검호’ 등의 중국산 게임이 있다. 한국 대형 퍼블리셔 넥슨과 합작한 ‘삼검호’, 중국 성공작을 한국에 현지화 한 ‘도탑전기’, 카카오게임 플랫폼을 통한 게임 등 다양한 진출 형태를 통해 한국시장을 노리고 있다.
국내 게임산업에는 기회보다는 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매력적인 가격과 중국이라는 특수성이 배경으로 꼽힌다.
송요셉 박사는 “퍼블리셔나 개발사는 개발비용과 퍼블리싱 비용을 따져본다. 중국산 게임들이 많고 싸게 들어오니까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게 맞다”면서 “퍼블리셔 입장에서도 좀 더 싼 값에 품질에서 큰 차이가 없는 게임을 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비슷한 품질, 싼 가격은 중국게임이 국내시장을 공략하는 무기다.
반면 한국게임 업계가 중국시장에 진출하는 데는 어려움이 적지 않다. 중국은 기본적으로 사회주의 계획경제다. 시장 요소를 받아들여 수출은 장려하고 있지만 자국 문화콘텐츠 보호를 위해 중국에 진입하는 기업에 적지 않은 규제를 가한다. 한국 게임기업이 중국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중국 업체와 합작하지 않으면 사실상 어려운 구조다.
중국 게임기업은 ‘도탑전기’ 성공 모델에 따라 ‘중국 게임시장 성공→자금력 앞세운 한국 마케팅’이라는 공식을 활용할 가능성이 많다. 핀란드 게임 클래시오브클랜(COC) 성공 모델이 그렇다. COC도 해외서 검증받은 게임성을 바탕으로 한국서 200억 원 이상의 광고비를 쏟아 부었다. 자금력이 뒷받침하고 있다. 중국 게임자본은 COC 모델을 따르고 있다.
한국 모바일 게임사의 경우 상위 몇 개 업체를 제외하면 도탑전기, COC 등의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기에는 자금력이 역부족이다. 또한 한국 기업은 다작(多作)을 바탕으로 게임 개발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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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탑전기./가이아 모바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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