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세상人] 전병헌 IeSF 회장, "'갓병헌'은 e스포츠팬들의 최고 칭찬"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5.01.24 11: 42

2년 전 한국 e스포츠는 그야말로 최대 위기를 맞았다. 모기업의 경영 사정 악화로 STX 웅진 등 프로게임단들이 연달아 해체됐고, e스포츠의 대표 브랜드 였던 '프로리그' 역시 결승전서 1000명 남짓한 관중을 모을 정도로 흥행을 담보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자칫 e스포츠 종주국이라 불린 한국에서 e스포츠 시장이 고사될 법한 위기였다. 악재가 넘쳐나는 순간 등장한 인물이 바로 전병헌 의원이다.
위기의 순간 한국e스포츠협회는 평소 ICT 분야와 게임정책에 큰 관심을 가졌지만 e스포츠와는 거리가 있던 전병헌 의원을 한국e스포츠협회 5대 회장으로 추대했다. 당시 현역 국회의원이 e스포츠판으로 뛰어들게 되면서 15년 한국e스포츠 업계 사상 가장 큰 파장을 일으킨 일대 사건이 됐다.

그로부터 2년 정도의 시간이 지났다. 전 의원은 국회의장의 사직권고에 따라 지금은 한국e스포츠협회 회장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여전히 대한민국 국회에서 ICT분야에 관심과 전문성으로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쳐는 국회의원이자 국제e스포츠연맹 회장을 맡고 있다. 그런 전병헌 의원으로부터 OSEN은 지난 2년간  한국e스포츠협회 회장으로서의 활동 성과 및 소회,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 1년 10개월간 KeSPA 회장을 하시면서 많은 일들을 하셨습니다. 취임 당시만해도 e스포츠의 분위기가 너무 좋지 않았던 상황을 돌아보면 놀라운 일들의 연속이었죠. 8게임단의 진에어 후원부터, LOL의 리그 정착, 블리자드와 화해, 그라가스 회장님 갓병헌 까지 등. 그간 있었던 일들에 대해 소감을 말씀해주세요.
▲ 우선 e스포츠 팬 여러분들과 함께 정말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1년 10개월, 실제 현장에서 여러 가지 일들을 만들었고, 성과를 내는데 있어서는 매우 짧은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행히 함께 일한 협회 직원을 비롯한 기업 및 모든 관계자 여러분들이 마음을 함께 모아주시고, e스포츠 팬여러분들께서 한결같이 응원을 보내 주신 덕분에 짧은 시간에도 여러 가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처음 취임해서 지금까지 가장 중점을 둔 것은 기반을 튼튼하게 다지는 것이었습니다. 우선 불안정했던 8게임단 문제를 해결해야 했습니다. 협회가 큰 적자에도 불구하고 8게임단을 직접 운영했던 이유는 e스포츠 리그를 진행하는데 있어서 8개의 게임단이 있어야 안정적인 리그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당시 진에어에서 큰 결단을 내려주셨습니다. 그리고 시작은 네이밍스폰이지만, 지금은 거의 운영의 전권을 진에어에서 가져갔고, 다른 기업팀들과 동일하게 운영되는 정도까지 자리를 잡았습니다. 지금도 많은 노고를 해주고 있고 전폭적인 투자를 해주고 있는 진에어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그 다음으로 추진했던 것은 온게임넷-라이엇-KeSPA 3자협의체였습니다. e스포츠는 다른 종목과 달리 리그를 운영하는 주체들이 많습니다. 이들을 하나로 묶어내야 서로 협력하고 상호보완해서 훌륭한 리그가 만들어 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3자협의체의 공동노력으로 롤챔스 네이버 송출을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했고. 그 이후 네이버 스포츠에 e스포츠 페이지를 신설됐습니다. 이러한 결과 사실상 포털에서 만큼은 e스포츠가 야구, 축구, 농구 등과 함께  정식 스포츠로 인정받은 것과 같은 효과가 나타났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정부 예산 확대(8억→16억), 아마추어 시스템 개편(가족e스포츠페스티벌-KEG-전국체전-IeSF월드챔피언십 연계) 등 e스포츠 전체 인프라를 구축하고, 아마와 프로의 체질을 모두 튼튼하게 하는데 많은 힘을 쏟았고, 이제 그 쌓아놓은 인프라들이 e스포츠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든든한 힘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코스튬플레이는 협회장으로 e스포츠 팬들과 함께 나눈 즐거운 소통이었습니다. e스포츠 팬여러분께서 제가 보낸 소통에 응답주신만큼 저도 참 즐겁고 재밌는 소통이었습니다. 언제까지고 e스포츠 팬여러분들과 함께 소통하는 ‘갓병헌’이 되겠습니다.
저는 ‘갓병헌’이라는 별명이 일을 열심히 한 것 있지만, 팬들과의 소통을 잘했다는 e스포츠 팬 여러분의 칭찬이라 생각하고 있으며, 제가 들은 칭찬 중에 최고의 칭찬이었습니다.
- 사실 e스포츠쪽 회장직을 제안 받으셨을 때 쉽게 결정하셨을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회적으로 게임에 대한 인식이 워낙 좋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어떻게 회장직을 맡게 되셨는지요?
▲ 제가 처음 협회장 제의를 받았을 때만해도 “한국e스포츠의 위기”라는 언론의 기사들이 많았고, 평소 친분이 있는 게임기자 중에는 “지금 협회의 신뢰가 너무 떨어져 있어서 회장이 되시면 게임 팬들에게 미움을 받을 수도 있다”라고 직언하신 분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데 있어서는 “게임도 스포츠다”라는 e스포츠의 대명제는 우리가 꼭 가져가야할 훌륭한 문화이자, 디지털시대에 맞는 새로운 세대의 새로운 스포츠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려울 때 일수록 맡아서, 책임있는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다시금 한국의 e스포츠가 진흥과 부흥의 날개를 펼칠 수 있게 하고 싶었습니다.
지난해 비록 우여곡절은 많았지만, 롤드컵 결승을 꽉 채워준 한국e스포츠의 다시 살아난 열기, 희망을 보면서 마음 깊이 감동했습니다.
저는 롤드컵 이후 세계로 진출한 한국의 프로게이머들은 한국e스포츠의 위기가 아니라 큰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선수들에게 새로운 동기부여가 될 수 있고, 선수들에게 열린 기회의 영토가 그만큼 광활해 진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국내의 시스템을 보다 탄탄하게 갖추고, 국내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의 수익 개선 및 수익 확대를 위한 노력이 전재되어야 하지만, 지금 조만수 사무총장 이하 KePSA 협회 직원들의 실력과 열정이라면 충분히 그러한 시스템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 '넥스트 e스포츠 액션플랜' 이라는 이름으로 놀라운 추진력을 보이셨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협회장으로 역할을 말씀해주신다면요.
▲ 지난해 한국e스포츠 15년 역사상 처음으로 전국체전에 입성했습니다. 물론, 동호회종목으로 참여하게 됐음에도 제주도에서 많은 e스포츠 팬들이 보여준 응원과 열기는 감동적이었습니다.
KBS 9시 스포츠뉴스에서도 2분 가까이 전국체전 e스포츠의 열기를 보도했을 정도였고, 그 기사를 시청한 강원도에서도 올해 전국체전에 e스포츠가 필요하다는 연락도 왔었습니다. 아무래도 전국체전에 입성해서 성과를 올린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올해 강원도 전국체전에서도 e스포츠가 흥행의 주인공이 될 거라 믿습니다.
이외에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펼쳐진 IeSF월드챔피언십과 IeSF 총회에 참가한 각국의 e스포츠 회장들과의 만남도 e스포츠가 세계화 하는데 있어서 참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 직접적으로 협회 일에서는 물러나시지만 국제e스포츠연맹 회장으로서는 계속 e스포츠쪽에 도움을 주실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주안적으로 이뤄 나아가실 계획을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 네. 우선 항상 e스포츠를 사랑해주신 팬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이 없었다면 지금의 e스포츠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었을 거라 저는 확신합니다.
국회에서 ICT 정책을 주무하는 국회의원으로서 젊은세대의 새로운 문화, 한류 문화콘텐츠의 새로운 중심이자, 디지털시대에 맞는 새로운 스포츠의 중심 e스포츠 위상에 걸맞은 제도 개선 및 정부 지원 예산 확대를 위해 힘쓸 계획입니다.
또한 국제e스포츠연맹 회장으로 전 세계 e스포츠 발전과 e스포츠 종주국인 한국e스포츠의 발전을 위한 e스포츠 외교활동에 보다 힘을 쏟을 계획입니다. 특히 얼마전 로이터통신에서도 큰 관심을 보였지만, 국제e스포츠연맹의 스포츠어코드 가맹 가능성이 조금 높아진 상황이고, 세계 많은 국가에서 e스포츠의 정식체육화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입니다. 이러한 점들을 감안해 e스포츠의 정식체육화에 많은 힘을 쏟을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열려있는 트위터, 블로그, 페이스북을 통해서 보다 활발하게 여러분과의 소통도 이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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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헌 IeSF 회장. / OSEN 자료사진과 한국e스포츠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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