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 분석]포수 출신 타자들의 전성시대, 그 이유는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5.01.25 06: 20

포수 출신 타자들의 전성시대다.
박병호, 이택근(이상 넥센), 최형우(삼성), 홍성흔(두산)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 이들은 안방 마스크를 벗은 뒤 주가가 급상승했다.
박병호와 최형우는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로 자리를 잡았고 2001년 포수 부문 골든 글러브를 수상했던 홍성흔은 2008년부터 4년 연속 지명타자 부문 골든 글러브를 품에 안았다. 이택근은 대표팀 외야진의 한 축을 맡는 등 리그 최정상급 오른손 외야수로 신분 상승했다. 그렇다면 포수 출신 타자들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현역 시절 포수(1989년) 및 지명타자(1987년) 부문 골든 글러브를 모두 수상했던 유승안 경찰청 감독은 "포수 출신 타자는 스트라이크와 볼을 고르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리고 상대 배터리의 볼배합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보니 노려치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타격에서 탄탄한 하체는 필수다. 야구 선수들의 다리는 스윙할 때 중심축이 된다. 축이 흔들리면 원하는 곳으로 타구를 날릴 수 없다. 두 다리가 중심을 잡고 턱 버티고 있어야 맘먹은 대로 공이 나간다. 홈런 타자일수록 더욱 그렇다.
유승안 감독 또한 "포수는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다 보니 타 포지션에 비해 순발력은 떨어질지 몰라도 하체 및 허리 파워는 우수해 거포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야구에서 포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다른 포지션 선수들보다 경기에 대한 책임감이 더욱 강할 수밖에 없다.
유승안 감독은 "포수의 실수는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만큼 경기에 대한 책임감이 강하다. 그런 부분을 잘 활용하면 타격할 때 굉장히 도움이 된다. 한 타석에 들어서도 건성으로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뛰어난 송구 능력은 포수가 갖춰야 할 요소 가운데 하나다. "포수는 송구 능력이 좋아 포지션을 바꿔도 적응이 빠르다"는 게 유승안 감독의 설명.
홍성흔 역시 비슷한 견해를 내놓았다. "포수는 투구가 던지는 공을 많이 받다 보니 다른 포지션의 선수들보다 대처 능력이 확실히 좋다".
포수는 야구의 '3D 업종'이라 불린다. 투수 리드 뿐만 아니라 벤치의 작전 지시, 주자 견제 등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 많다. 또한 홈으로 쇄도하는 주자와 충돌하거나 블로킹 등 부상 위험 또한 높다. 그래서 포수는 공격보다 수비에 더 비중을 두는 편이다.
홍성흔은 "포수할땐 수비에 좀 더 치중하는데 마스크를 벗게 되면 타격에만 집중할 수 있으니 부담은 많이 줄어든다"고 했다. "포지션을 바꾸면 더 잘 해야 한다는 간절함이 생긴다"는 게 홍성흔의 말이다. 포수로서의 가치가 하락해 포지션을 바꾸는 것이기에 성공 의지가 더욱 강해진다는 게 그 이유다.
그래서 홍성흔은 "나의 존재를 좀 더 부각을 드러내기 위해 죽기살기로 타격 훈련에만 매진하게 된다. 타격 능력을 확실히 어필하지 못한다면 살아남기 힘든 부분도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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