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배우 서현의 가능성[Oh!쎈 초점]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5.01.26 08: 39

소녀에서 배우가 됐다.
걸그룹 소녀시대의 서현이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통해 뮤지컬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지난해 '해를 품은 달'로 무대에 오른데 이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로 두 번째 무대에 오른 서현. 대작에 주인공을 맡은 만큼 부담감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서현은 기대 이상의 호연을 펼치며 무대를 누볐다.
사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잘 만든 작품이라고는 할 수 없다. 전체적으로 원작의 방대한 드라마를 무대에 옮기기에는 벅찬 모양새다. 급박한 전개로 인해 흐름은 뚝뚝 끊기고, 영화나 소설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의 감동은 사라졌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배우 서현의 가능성[Oh!쎈 초점]

워낙 유명한 영화이기 때문에 영화에서 받은 감동이나 원작 소설의 촘촘한 디테일을 기대한 관객이 많았을 것. 하지만 2시간 동안 무대 위에 펼쳐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는 둘 다 찾아보기 힘들었다. 웅장한 무대를 기대했지만 다소 산만한 전개에 맥이 풀렸다. 물론 영화나 소설과는 다른 뮤지컬의 특성으로 작품을 봐야하지만, 원작의 팬들에게는 확실히 실망스러운 공연일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현의 도전은 칭찬받을 만 했다. 서현은 극중 자기가 원하는 것은 꼭 얻어야 하는 철부지 숙녀에서 전쟁을 겪고 점점 운명을 개척해 강인한 여인으로 변하는 스칼렛 오하라 역을 맡았다. 그는 기대 이상의 연기와 노래 실력으로 박수를 받았다.
뮤지컬로는 두 번째 작품, 이제 막 뮤지컬 배우의 길에 들어선 서현에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 오하라는 매우 큰 역할이다. 대극장 공연에서 극의 중심을 잡아야하는 캐릭터. 무엇보다 연기와 노래 실력 모두 갖추고 무대를 휘어잡지 않는다면 공연이 전체적으로 무너질 수 있었다.
서현은 같은 역할을 연기 중인 바다의 폭발적인 가창력이나 무대 위에서의 여유를 따라가지는 못했지만 그녀만의 스칼렛 오하라를 표현하는 데는 성공했다. 앙칼진 목소리로 도도한 스칼렛 오하라를 표현했고, 깨끗한 목소리가 역할과 잘 어울렸다. 무엇보다 서현의 가창력도 기대 이상이었다. 파워풀하지는 않았지만 소녀처럼 순수했고, 때로는 강인하며 날카로웠다.
스칼렛 오하라의 감정도 제법 잘 따라갔다. 철부지 숙녀에서 전쟁으로 인한 상실을 겪으면서 점점 강인해지는 모습을 부지런히 연기했다. 감정이나 울분이 폭발하는 장면에서도 제몫을 해냈다. 매 순간 완벽하게 스칼렛 오하라를 표현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배우로서의 성장 가능성은 충분해 보였다.
앞서 서현은 "가장 중요한 부분이 내가 스칼렛에 완벽하게 빙의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작품도 정말 여러 번 보고 거울을 보면서 '나는 스칼렛'이라고 생각했다. 제스처나 행동을 평상시에도 하려고 노력했다. 무대 위 뿐만 아니라 스칼렛으로 살아간다고 생각하고 그런 부분을 많이 노력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서현은 드라마 한 편과 뮤지컬 두 편을 소화하면서 이제 막 연기자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출발점에서부터 과감한 도전을 하고, 또 스스로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해내 서현이 앞으로 연기자로서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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