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용덕 두산 총괄코치 "잠재력 넘치는 선수 많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1.27 06: 32

두산 베어스가 한용덕 퓨처스 총괄코치와 함께 ‘마운드 화수분’의 토대를 건설한다.
2년간 현장을 떠나 있던 한용덕 코치는 두산에서 퓨처스 총괄코치로 새 출발을 했다. 이천 베어스파크 근처에 집을 얻어 매일 아침 8시 40분까지 나와 선수들을 만난다. 1군으로 치면 수석코치와 같은 개념이지만, 한 코치는 전문분야인 투수 위주로 육성에 나설 방침이다. 온화한 성품의 한 코치는 카리스마를 갖춘 이상훈, 문동환 코치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케 하고 있다.
빙그레에서 선수로 뛰던 시절부터 포함하면 이글스에서만 27년 몸담았지만, 새로 입은 두산 유니폼이 어색하지만은 않다. 한 코치는 “많은 분들께서 두산 유니폼이 잘 어울린다고 해주셔서 여기에 더 빨리 왔어야 하나 싶은 생각도 한다”며 웃었다.

한 코치는 한 사람이 쉽게 하기 힘든 다양한 경험을 해봤다. 한화에서 지도자를 하며 감독대행 자리에까지 올랐고, 2013 WBC 대표팀 코치를 거쳐 지난해 한화에서는 단장특별보좌역으로 프런트 임무까지 수행했다. 김태형 감독은 한 코치의 이러한 경험들이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해 도움을 요청했다.
한 코치는 이에 대해 “2년 전 다저스에서 연수를 받기도 했는데, 일본보다는 메이저리그 스타일로 선수를 지도하려고 한다. 1년간 프런트에 있으면서 선진야구 시스템을 많이 본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장에서 생각하지 못한 것도 많이 알게 됐고, 프런트에 있다 보니 현장과 한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도 깨달았다”라고 돌아봤다.
선수 시절부터 김 감독과 친분이 두터웠던 이상훈 코치와 달리 한 코치의 두산 합류는 다소 의외이기도 했다. 김 감독과 선수 시절 인연이 깊지는 않았기 때문. “감독님과 사실 큰 친분은 없었다. 상대 선수로만 알고 지내는 정도였다”라는 것이 한 코치의 설명이다.
하지만 같은 뜻으로 의기투합했다. “몇 번 만나지는 못했지만 야구관이 비슷한 것 같다. 요즘 지옥훈련이 트렌드인데 감독님은 할 때 하고 선수들에게 맡기시는 것이 내 생각과 비슷하다고 느꼈다. 그렇다고 훈련양이 적은 것은 아니다”라며 한 코치는 김 감독과도 닮은 생각을 드러냈다.
한 코치가 그리는 자율적인 야구는 생각하는 야구다. 한 코치는 “스스로 생각하는 야구, 지시에 의해 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하는 야구를 하게 되면 ‘허슬두’ 야구가 되살아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선수는 많다”라고 말했다. LA 다저스에서 코치 연수를 받은 지도자답게 미국 특유의 자율적이면서도 집중력 높은 훈련을 강조했다.
두산 투수들의 능력에도 만족감을 표했다. 한 코치는 “야수는 화수분이지만 투수는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했다. 그런데 와서 보니 1군 전지훈련에 가지 못한 선수들인데도 좋은 자원이 많았다. 예전부터 인프라가 잘 되어 있어서 꾸준한 것 같다. 여기 와서는 ‘나이스 볼’, ‘좋다’ 라는 얘기만 계속 하는 것 같다”고 말하며 흐뭇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라운드 위에서 ‘밝은 자세’의 중요성을 역설한 한 코치는 선수들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애쓰고 있다. “여기 있는 선수들은 육성 대상이지만 의기소침할 수도 있다. 언제든 착실히 하면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독려하고 있다”는 말로 선수들과의 소통도 활발하다는 것을 짐작케 했다.
“원래 소통을 강조한다”는 한 코치는 “선수들에게도 편하게 접근하는 편이다. 예전에는 형 같은 코치가 되려고 했는데 지금은 가장이 된 것 같다. 내 아들보다 어린 선수들도 많다”며 인자한 표정을 보였다. 이어 “밝게 하자고 했더니 이제는 선수들이 조금 밝아지기 시작하는 것 같다”면서 팀의 변화된 분위기도 전했다.
요즘 한 코치의 하루하루는 보람차다. “2년간 못나오다 보니 야구장에 있으면 시간이 빨리 간다. 총괄코치인데 의욕이 앞서서 각 파트 담당코치의 영역을 침범하지는 않을지 우려된다”면서도 “나도 처음 선수를 시작할 때 어렵게 했던 편이다. 신고선수가 많은데, 어렵게 들어왔으면 절박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며 한 코치는 선수들이 더 비장한 마음으로 야구에 임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절박함 속에서도 밝은 자세를 잃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는 야구를 실천하는 모습이 한 코치가 선수들에게 바라는 부분이다. 두산은 1군의 변화에 맞춰 퓨처스 팀도 분위기부터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 2000년대 중후반부터 현재까지 야수 화수분이 이뤄졌다면, 이제 투수 화수분 시대도 열겠다는 것이 두산의 꿈이다. 한 코치와 함께 새 도약을 선언한 두산의 투수 유망주들이 이른 시일 내에 꽃을 피울지도 지켜볼 일이다.
nick@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