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생 꿈꾸는 ‘미생’ 황도연, “저도 이정협처럼...”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01.30 06: 36

노력하고 기회를 엿보는 자는 누구나 ‘신데렐라’가 될 수 있다. 이랜드에 새롭게 둥지를 튼 황도연(24, 서울 이랜드 FC)이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서울 이랜드 FC 구단은 지난 21일 제주 유나이티드로부터 수비수 황도연을 임대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황도연은 미생의 기대주다. 전남 유스팀 출신인 그는 U-17, U-20, U-23 등 각급 청소년대표팀에서 주역으로 활약했다. 2010년에는 친정 전남 드래곤즈에서 프로에 데뷔했다.
하지만 프로선수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대전으로 임대된 그는 팔꿈치 부상으로 무려 8개월 동안 벤치만 지켰다. 이후 그는 다시 제주로 이적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태극마크와도 인연이 닿지 않았다. 황도연은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U-22 챔피언십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존재감을 보여줬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도 그는 핵심전력으로 활약해 최종멤버 선발이 확실시 됐다.

그런데 황도연은 아시안게임 개막 직전에 불운의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황도연이 빠진 한국은 금메달을 따냈다. 황도연은 병역혜택을 받을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운이 없어도 너무 없었다.
실력은 있었지만 축구인생이 제대로 풀리지 않았다. 고비 때마다 악재가 이어졌다. 이런 황도연에게 이랜드가 손을 내밀었다. 황도연은 “다 잊고 새로운 마음으로 해보자는 생각을 했다. 마틴 레니 감독님의 축구철학에 마음이 끌렸다. 그래서 이랜드 입단을 결정했다”고 털어놨다.
이랜드는 황도연을 비롯해 국가대표출신 베테랑 골키퍼 김영광(32), 포항출신 미드필더 김재성(32)을 영입했다. 클래식출신 선수들이 가장 중요한 공수의 포지션을 맡아 팀의 핵심역할을 하게 됐다. 황도연은 “어딜 가나 경쟁이 있다. 아무래도 베테랑 선배이 중심을 잡아주면 후배들이 ‘으쌰으쌰’ 해서 이랜드가 사고를 한 번 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직 마틴 레니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가 정확하게 무엇인지는 모른다. 다만 황도연은 “감독님마다 색깔이 다르다. 훈련을 하면서 알아가야 한다. 결국 선수가 감독에게 맞춰야 한다. 감독님이 패스와 빠른 수비전환, 빠른 템포의 공격적인 축구를 주문하신다”며 바짝 신경을 곤두세웠다. 재기를 원하는 황도연에게 마음껏 기회를 줄 수 있는 신생팀 이랜드는 최적의 팀이다. 노력하면 누구에게나 기회가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황도연은 “이정협과 동갑내기 친구다. 원래부터 쭉 같이 운동을 했다. 최근 정협이가 국가대표로 매우 잘하고 있다. 기회를 잘 살렸다. 나도 올 시즌 부상 안당하고 팬들에게 가깝게 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면서 또 다른 ‘신데렐라’를 꿈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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