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결심' 김동주, 나카무라의 길도 있었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5.01.31 14: 53

한 명의 베테랑 타자가 재기 없이 그라운드를 떠나게 됐다.
김동주는 31일 한 매체를 통해 은퇴 결심을 밝혔다. 지난해 두산 베어스를 떠나 새 팀을 물색했던 그는 kt wiz와 협상을 벌였으나 금액 면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결국 각팀의 2015 시즌 보류 선수 명단이 발표되는 이날 은퇴를 택했다.
지난해 1군에 한 번도 올라오지 못한 김동주는 두산의 코치직 제안도 고사할 만큼 현역 연장 의지가 강했다. 17년 간 한 팀에서 베테랑으로 활약했으나 코치보다는 유니폼을 입겠다는 의욕이 컸다. 그러나 kt와의 금액 협상에서 자존심을 지켜주길 바랐다.

김동주의 사례에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일본 홈런왕 출신 내야수 나카무라 노리히로는 메이저리그에서 실패하고 일본에 돌아온 뒤 2007 시즌을 앞두고 팀을 찾지 못하자 한때 최고 5억 엔(약 45억 원)에 이르렀던 몸값을 버리고 연봉 400만 엔에 육성선수로 주니치 드래건스에 들어갔다.
나카무라는 2007년 정식선수가 돼 그해 20홈런 79타점 타율 2할9푼3리로 부활하며 팀을 53년 만의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이끌고 MVP까지 차지했다. 그해말 그는 무려 733%가 인상돼 연봉 5000만 엔에 재계약했다. 나카무라는 2011년 라쿠텐에서 방출되자 다시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에 초청선수로 들어갔다.
나카무라는 주니치로 들어갔을 당시 등번호도 205번이라는 육성선수들의 번호를 달고 뛰었다. 그러나 그는 "기록이나 위치에는 집착하지 않는다"며 선수로서 뛸 수 있는 것에 대한 기쁨을 드러냈다. 김동주에게도 자신의 자존심을 내려놓을 수 있는 의지가 필요했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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