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컵 결산] '절친' 박지성과 다른 듯 같은 차두리의 굿바이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5.02.01 06: 05

차두리가 '친구' 박지성과 다른 듯 같은 굿바이를 하게 됐다.
드디어 모든 여정이 마무리 됐다. 2015 호주 아시안컵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한 차두리는 결국 우승의 기쁨은 맛보지 못했지만 '형'으로 동생들을 이끌며 최고의 기억을 선물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1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에 위치한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서 열린 호주와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연장 끝에 1-2로 석패했다. 1988년 대회 이후 27년 만에 결승 무대에 진출한 한국은 이날 패배로 1960년 우승 이후 55년 만의 아시아 정상 도전이 좌절됐다.

이날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차두리는 친구 박지성과 같은 결말을 맺게 됐다. 2002년 한일 월드컵서 함께 스타로 등극했지만 이후 행보가 달랐던 박지성과 차두리는 아쉬운 결말이었지만 영원한 선수로 기억에 남게 됐다.
2011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서은 박지성에게 잊을 수 없는 경기다. '숙적' 일본을 상대로 선발 출전한 박지성은 A매치 통산 100경기를 채우며 센추리 클럽에 가입했다. 한국 선수로는 8번째. 그러나 이날 경기서 박지성은 은퇴를 결심했다. 비록 마무리를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지 않았지만 그가 대표팀서 마지막이라는 의지는 분명하게 나타났다.
이번 대표팀서도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선수가 있다. 바로 차두리. 그는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태극마크를 내려 놓겠다고 강조했다. 그처럼 차두리는 마지막 투혼을 불사르며 한국을 결승에 이끌었다.
차두리에게 박지성은 친구이자 동경의 대상이다. 최근 차두리는 "박지성처럼 축구를 잘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꺼낸 바 있다. '전설' 차범근의 아들로 부담이 컸다는 이야기였다. 어린 시절 많은 기대를 받았던 차두리지만 전성기는 박지성과 비교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박지성은 2011년 당시 4강전을 마치고 경기에 뛸 수 없었다. 일본전서 당한 부상 때문에 우즈베키스탄과 3~4위전에 나서지 못했다. 당시 그는 경기장에 나와 후배들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자신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특별한 말은 없었다. 그러나 박지성은 이영표와 함께 든든한 정신적 지주로 3위를 차지하는데 보탬이 됐다.
차두리는 박지성과 다르게 직접 경기에 나섰다. 적극적으로 돌파하며 호주 뒷공간을 노렸다. 수비에서도 열심히 뛰었다. 최선참이 해내야 할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하지만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둘의 대표팀 은퇴 방식은 완전히 달랐다. 박지성은 예고하지 않았다. 아시안컵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 은퇴를 선언했다. EPL에서의 선수생활은 이어가지만 태극마크는 내려 놓았다. 차두리도 경기를 마치고 박지성처럼 대표팀서 은퇴했다.
차두리와 박지성의 마지막 길은 달랐다. 또 비록 우승으로 자신의 대표팀 경력을 마무리 하지 못했다. 그러나 후배들을 위하는 마음 그리고 후배들이 기대는 마음은 똑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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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호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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