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내반반', 오랜만에 만나는 답답한 드라마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5.02.02 07: 25

한끗 차이다. 잘 만든 드라마든, 그렇지 않은 드라마든 대부분 드라마는 통속적이다. 매체의 특성상 대중의 사랑을 받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재벌2세, 출생의 비밀, 시한부 선고 등 검증된 특정 소재가 반복된다. 하지만 캐릭터나 이야기에 변주를 줘 새로움을 가미시키면 또 색다른 작품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SBS 주말드라마 '내 마음 반짝반짝'(극본 조정선, 연출 오세강, 이하 내반반)은 복수극에 속한다. 연출을 맡은 오세강PD의 전작 중 하나는 복수극의 신 계보를 연 드라마 '아내의 유혹'(2008)이란 점도 눈길을 끈다. '내반반'에선 치킨으로 얽히고설킨 두 가족이 주인공이다. 그들 사이엔 비극적인 죽음과 사랑 등이 놓여있다. 주인공 순정(남보라)가 진실을 밝히고 성공을 거둬 복수하는 것이 이야기의 줄기다.
아쉬운 점은 아직까지 답답한 전개다. 지난 1일 방송된 6화가 그러했다. 세 자매 중 첫째 순진(장신영)은 여동생 순정이 동급생들에게 계란을 맞는 상황에서 교사임에도 불구하고 눈물을 흘리며 도망치는 나약한 모습을 보여줬다. 둘째 순수(이태임)는 뒤늦게 아버지 이진삼(이덕화)의 속내를 알고 희망을 다지긴커녕 자신이 일하던 룸싸롱을 찾아 행패를 부렸다.

막내 순정은 '탐정놀이'를 계속했다. 운탁(배수빈)이 이진삼의 죽음에 연루됐다는 순정의 주장은 사실이었다. 이를 주변에 알리기 보다는 자신이 직접 해결하고자 고군분투했다. 당차고 적극적인 캐릭터를 설명하기 위함이었지만, 고등학생인 그가 수업시간 갑자기 뛰쳐나가는 상황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었다. "어줍잖은 탐정놀이는 그만하라"는 구비서(정은우)의 경고는 시청자의 마음이었다.  
이밖에도 다소 뜬금없는 상황들이 등장했다. 순진은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내며 아버지의 묘비를 자신의 목도리로 감싸는 행동을 했다. 이날 표성주(윤다훈)는 순수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는데, 당시 순수는 술주정을 부리고 있었다. 운탁은 어머니 미자(금보라)에 대한 분노에 유리컵을 깨트렸고, 그로 인해 다친 손을 치료해주는 순진에게 설렘을 느끼는 장면들은 '고전적'으로 느껴졌다. 
'내반반'은 흥행요소가 많은 작품이다. 극성이 강한 복수극, 치킨이란 친근한 소재, 이뤄질 수 없는 사랑 등 충분히 흥미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대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 18일 방송된 2회는 2.1%의 시청률(전국기준 닐슨코리아)을 기록해 역대 지상파 드라마 중 역대 최저 시청률 3위를 차지했다.
진부한 전개, 공감되지 않는 캐릭터 등이 그 이유다. 주인공인 세 자매는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하고, 의존적이거나 민폐를 끼친다. 하지만 아직 풀어나가야 할 이야기가 많고, 조금씩 러브라인이 부각되고 있다. '내반반'이 답답함을 벗어던지고 잃어버린 재미를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jay@osen.co.kr
'내반반'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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