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이재명 구단주, “성남FC, 다음 시즌 3관왕 도전한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02.10 06: 36

“다음 시즌 K리그는 물론 FA컵,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까지 모두 우승을 하겠습니다. 못할 것 뭐있습니까?”
프로축구에서 구단주라면 보통 뒤에서 점잖게 뒷짐을 지고 묵묵하게 선수단을 지원하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성남FC의 구단주 이재명(51) 성남시장은 행보가 전혀 달랐다.
이재명 시장은 프로구단을 맡은 첫 시즌 구단주로서 때론 프로축구연맹과 언론을 통해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냈다. 팀에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면 과감하게 전면에 나선 구단주였다. 그 과정에서 그는 일부 언론과 척을 지기도 했다. 축구를 정치에 이용하려 한다는 비판도 뒤따랐다.

새로운 K리그 시즌을 앞두고 있는 이재명 구단주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9일 성남시청 집무실에서 ‘시장’이 아닌 ‘구단주’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구단주로서 첫 시즌에 대한 소회를 물었다. 이재명 구단주는 “폭풍 속을 지나왔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처음에 빚 덩어리 구단을 하는 수없이 맡으면서 고민도 많았다. 하지만 이왕 운영할거라면 제대로 해야 된다는 생각을 했다. 하다 보니 축구와 구단에 애정이 생겼다. 여러 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잘 헤쳐 나온 것 같다”고 평했다.
그럴 만도 했다. 성남은 유독 경기장 바깥에서 잡음이 많은 구단이었다. 시민구단으로 재창단한 뒤 초대사령탑을 맡은 박종환(77) 전 감독이 선수구타 사건으로 물러난 것이 대표적이다.
이재명 구단주는 “박종환 감독에게 믿음을 줬던 터라 나 역시 타격이 컸다. 하지만 박 감독이 요즘 시대에서 용인될 수 없는 행동을 했다. 권위적인 소통방법이 요즘 선수들과 맞지 않았던 측면이 있다. 능력과 리더십은 인정하지만, 구타는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라며 아쉬움을 금치 못했다.
성남은 이상윤 대행체재로 잔여시즌을 끌고 나가겠다고 발표했지만 쉽지 않았다. 구단은 성적부진에 따른 책임으로 이상윤 대행을 경질하고 이영진 코치에게 다시 대행을 맡기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런데 이영진 대행은 불과 한 경기만 팀을 이끈 뒤 다시 김학범 감독에게 자리를 내주게 됐다.
이재명 구단주는 “선수들에게 어떤 지도자가 좋을지 투표를 했다. 그 때 이상윤 코치의 이름이 가장 많이 나왔다. 하지만 선수들에게 너무 잘해줘도 문제였다. 당시 성남의 수비가 완전히 무너져 빨리 결단을 내려야만 했다. 이상윤 감독대행은 선수단과 불미스러운 사건도 있어 한 경기도 더 맡길 수 없었다. 윤정환 감독과 김학범 감독에게 접촉했고, 주변의 추천으로 김학범 감독과 계약했다. 이영진 대행은 중간에서 잠시 팀을 이끈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학범슨’ 김학범(55) 감독이 부임한 뒤 성남은 비로소 안정을 찾았다. 강등권에 머물렀던 성남은 K리그 클래식에 극적으로 잔류하고 FA컵 우승까지 차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이재명 구단주는 “내가 축구를 잘 모르다보니 스포츠기자들의 추천으로 김학범 감독을 데려왔다. 그 말이 맞더라. 역시 김학범 감독은 능력이 있는 분이었다. 김 감독이 부임하고 팀이 안정을 찾았다”고 평했다.
성남은 챌린지로 강등될 경우 ACL진출권까지 포기하겠다고 선언했었다. ‘현실적인 선택’이란 긍정론과 ‘너무 극단적은 운영’이란 비판이 뒤따랐다. 결국 성남이 클래식에 잔류하면서 해피엔딩이 됐다. 비시즌 성남은 고액연봉자 제파로프를 정리하고 김두현을 영입하는 등 공격적 선수영입으로 K리그와 ACL에 대비하고 있다. 
이재명 구단주는 “80억 원을 투자했다. 장수가 싸우는데 전적으로 믿고 후방에서 지원해주는 것이 내 역할이 아니겠나. 김학범 감독이 자신이 구상하는 전력의 99%를 완성했다고 하더라. 다음 시즌 K리그는 물론 FA컵,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까지 모두 우승을 하겠다. 못할 것이 뭐가 있겠느냐?”며 확신에 찬 대답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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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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