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이재명 구단주, “시민구단 성남, 큰 그림 그린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02.10 06: 38

구단보다 더 화제가 됐던 구단주가 있었다. 바로 지난 시즌 성남FC의 구단주 이재명(51) 성남시장이었다.
이재명 구단주는 지난 시즌 성남FC가 강등경쟁을 벌이는 중요한 시기에 SNS를 통해 민감한 발언을 했다. 과거 성남이 심판 오심으로 피해를 본 사례가 있다는 것. 자칫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구단주가 심판진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로 비춰질 수 있었다. 이재명 시장은 운동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같은 입장을 견지했다. 이에 프로축구연맹은 공개적인 자리에서 프로축구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이 구단주를 상벌위에 회부, 경고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이 구단주는 이에 불복, ‘차라리 제명을 시켜달라’며 재심을 청구했다. 아울러 프로축구연맹의 규정을 고치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선언했다. 여론은 이 구단주의 행보를 투사에 비유하며 반겼다. 반면 ‘정치적 쇼를 한다’고 비판하는 입장도 만만치 않았다. 이후 상벌위에 출석한 이 구단주는 재심을 취소하며 징계를 받아들였다.

당시 이 시장은 지나치게 공격적 언사로 구설수를 일으켰다. 기자회견에서 일부 언론과 충돌하기도 했다. 하지만 약 두 달 만에 언론과 만난 이재명 구단주는 한층 부드러워져 있었다. 당시 상황에 대해 그는 “성남이 오심의 영향을 받지 않고 정정당당한 경기를 하도록 하기 위한 처사였다. 공격적인 의도는 없었다. 당시는 전쟁 중이었다. 센 어투가 필요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연맹의 규정도 문제가 없다. 다만 해석의 범위가 달라 오해가 있었던 것이다. 경고처분을 받아들였다”며 한층 누그러진 태도를 보였다. 서로 날을 세웠던 언론에도 "오해가 있었다면 풀면 된다"며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
이재명 구단주가 보인 일련의 행동이 투사의 이미지와 세간의 관심을 노린 ‘정치쇼’가 아니었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재명 구단주는 “난 정치인이다. 당연히 정치적 이득을 고려한다. 다만 나는 당장의 좋은 이미지 등 작은 이익보다 큰 그림을 본다. ‘이재명이 성남구단을 잘 운영하는 것을 보니 능력이 있는 사람이구나! 더 큰 역할을 맡겨도 되겠다.’ 이런 소리를 듣는 것이 궁극적으로 내가 노리는 정치적 이득이다. 그러기 위해서 성남구단을 투명하게 잘 운영해야 한다”고 답했다.
시민구단의 구단주로서 운영철학이 어떤 것인지 궁금했다. 이재명 구단주는 “당장의 이득만 본다면 구단운영을 제대로 할 수 없다. 과거 다른 시민구단에서 부탁을 받고 특정선수를 선수단에 넣어주는 식의 문제점이 있었다. 하지만 성남에는 일체 그런 것이 없다. 오로지 실력이 있는 선수만 받으라고 했다. 시장인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아이러니하게 들릴 것이다. 하지만 정치적 외압에서 철저히 분리되는 것이 궁극적으로 시민구단이 가야할 길이다. 성남이 시민구단의 롤모델이 되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큰 방향을 제시했다. 
이재명 구단주를 중심으로 한 성남의 실험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다음 시즌 시민구단 성남FC의 행보에 더욱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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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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