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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새내기 4인방, 어려서 행복한 이유







[OSEN=이균재 기자] 프로축구는 유망주들에게 친절하지 않다. 뛰어난 재능을 갖췄지만 선배들의 경험과 세기를 넘지 못한다면 경기에 뛰는 것은 기대하기도 힘들다. 프로에 데뷔한 선수들이 정작 경기에 2~3년간 뛰지 못하는 일도 흔치 않다.

그런데 올해부턴 상황이 조금 달라질 듯 하다. 프로축구연맹이 23세 이하 선수들을 경기마다 최소한 2명을 엔트리에 올리고, 1명은 출전하도록 규정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아시안게임 혹은 올림픽에 출전하는 연령대의 선수들을 배려하겠다는 게 제도의 의도였지만, 프로팀에서 꿈을 키워가는 어린 선수들에게도 새 희망이 된 셈이다. 11일 성남FC 전지훈련지인 일본 구마모토에서 만난 4명의 유망주들은 “어려서 행복하다”고 입을 모았다.

기회가 주어졌다는 게 다르다고 했다. 사실 실력이 전부인 프로에서 어린 선수들은 적응부터 어렵다. 올해 대학을 졸업하고 성남에 입단한 수비수 이태희(22)는 “운동이나 생활 면에서 모든 게 다르다”며 “처음엔 데뷔전이나 치를 수 있을지 걱정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러나 어린 선수들을 배려하는 제도가 되입되면서 희망이 부풀어졌다. 역시 올해 입단한 막내 성봉재(21)는 “어린 선수가 꼭 1명 뛸 수 있다면, 연습경기에서만 잘하면 가능성이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게 사실”이라며 “운동장에서 목숨을 걸어야죠”라고 활짝 웃었다.

이미 프로에 적응한 선수들에게는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을 무기도 됐다. 지난해 27년 만의 아시안게임 우승을 이끈 수비수 곽해성(23)은 “조금이라도 더 경기를 많이 뛸 수 있는 게 어디냐”고 말했다. 이미 프로에서만 15경기를 뛸 정도로 자리를 잡았지만, 이번엔 주전 자리까지도 노려보겠다는 각오가 절로 흘렀다. 곽해성은 “올해는 한 25경기까지 뛰겠다는 걸 목표로 삼을 수 있겠다. 생일로 기준을 잡는 제도다보니 12월에 낳아주신 부모님이 그저 고맙다”고 강조했다.

성남이 자랑하는 신예 골잡이 황의조(22)도 이번 제도의 수혜자로 손꼽힌다. 올해 성남이 브라질 외국인선수 3총사를 영입해 주전경쟁이 험난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소한 교체 자리는 보장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물론, 황의조의 목표는 주전 도약이다. 황의조는 “다른 선수들한테 밀리지 않는 힘을 얻은 게 사실”이라며 “동계훈련에서 김학범 감독님의 눈도장을 받고 주전까지 노려보겠다. 골잡이니 득점도 10골을 넣고 싶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이어 황의조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으로 기회가 많이 주어질 테니 그 기회 속에 한 단계 성장했으면…”이라는 바람까지 남겼다.

달라진 제도에 벌써부터 골머리를 앓고 있는 김학범 성남 감독(55)도 제자들의 다부진 각오에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다. 김학범 감독은 제도의 취지는 존중하면서도 어린 선수들을 강제로 출전시키는 게 프로축구 전체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어 걱정해왔다. 실제로 중국축구가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같은 제도를 도입했지만 결국 파행으로 끝난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김학범 감독은 “제도가 도입됐으니 이젠 최대한 잘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며 “얼마나 이 부분을 잘 준비하느냐에 따라 올해 구단별 전력차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dolyng@osen.co.kr

<사진> 성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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