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줌마 요리연대기…내멋대로 '요리★점'[차줌마 특집②]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5.02.20 07: 56

tvN '삼시세끼-어촌편'의 부제는 '차줌마 요리연대기'였다.
현란한 칼질, 손목의 스냅을 이용해 야채들을 볶아낸 웍질, '스피드가 생명'이라며 동시다발적으로 좁은 주방을 활용한 차승원이 없었더라면 이들은 그저 만재도에서 툴툴대며 시종일관 라면이나 끓여먹었을 운명이 될 뻔 했다. 차줌마가 1~4회에서 선보였던 요리 중 베스트5를 꼽아, 내멋대로 별점을 매겨봤다.
◇ 군소 데침과 무국

비주얼: ★☆
난이도: ★★★
한줄평: 이서진도 투덜대며 만들 요리
여기저기 식재료가 널려 있다던 나영석 PD의 꾐에 빠진 차승원-유해진이 만재도에서 가장 먼저 마주친 최초의 바다 생물이 바로 이 군소였다. 싱글벙글하며 군소를 손질, 끓는 물에 투하한 차승원은 몰라보게 쪼그라든 군소를 보며 끝내 한숨을 내쉰다. 군소는 대부분 수분으로 이뤄진 물살로 이뤄져 정작 먹을 부위는 많지 않았던 것. "군소는 역시 고급요리"라 거듭 강조하며 맛있게 먹던 그들이었지만, 이후 군소를 잡아도 웃으며 방생하는 계기가 됐던 순간이다.
함께 데쳤던 다시마도 역시 난관이었다. 유해진은 다시마를 입에 넣고 한참을 우물거리더니 "응? 이건 타이언가?"라는 말로 다시 다시마를 입에서 꺼냈더랬다. 묽은 밥과 무국의 조화도 미스였다. 딱 이 정도의 밥상이었더라면 '삼시세끼' 정선편과의 차이점도 없었을 뻔 했다.
◇ 막걸리
비주얼: ★★☆
난이도: ★★★★
한줄평: 막걸리집 사장도 펑펑 울고 갈 정성
막걸리를 빚을 줄은 몰랐다. 나 PD도 신기해서 구경에 나설 정도. 만재도 핫 플레이스 '만재 슈퍼'가 '겨울왕국'의 엘사 만큼이나 끝없는 밀당을 반복하자, 급기야 차줌마는 막걸리를 직접 빚기에 이르렀다. 고두밥과 깬 누룩덩어리, 이스트, 그리고 온수를 넣은 후 당사자의 얼굴까지 곤죽으로 만드는 지옥의 반죽타임 30분. 그뿐이랴? 나흘 정도 매일 저어주는 과정을 반복해야 비로소 막걸리가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낸다. 이쯤이면 막걸리는, 그냥 막걸리가 아니라 차줌마 정성의 집약체다.
바깥양반 참바다(유해진)씨는 집에 돌아와 발효중인 막걸리 냄새를 맡고는 '냄새가 아주 제대로'라며 차줌마의 노고를 치하한다. 이에 힘이 난 차줌마는 꾸준히 막걸리를 저어 완성시킨다. 막걸리 제조 과정에서 들리는 전통 현악기 소리도 포인트. 이후 원액을 짜내 마시던 그들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릴 정도다.
◇ 홍합 짬뽕
비주얼: ★★★★☆
난이도: ★★★★★
한줄평: 차승원씨, '차줌마 중국집' 점포등록 할까요?
우리는 진정 이런 요리를 기대했다. 아니, 기대는 했지만 현실이 될 줄은 미처 몰랐다. 현란한 웍질로 탄생한 갖은 식재료들, 그리고 자연산 홍합과의 조화. 여기에 간장, 참치액, 고추기름, 고춧가루, 설탕, 매실액, 그리고 마법의 가루를 넣어 완성한 양념 투하로 탄생한 홍합짬뽕. 유해진의 말처럼 '빼갈이랑 한 잔 먹으면 딱'인 그런 요리.
"사 먹는 것보다 맛있다"며 빨려 들어갈 듯 그릇에 머리를 박고 내용물을 흡입하던 손호준, 그리고 웬만해선 없는 감탄까지 내뱉으며 솥째 퍼먹던 나영석 PD의 모습만 봐도 맛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런 모습에 차승원은 "이런 게 작은 즐거움"이라는 만족스러운 엄마 미소를 내비쳐 '차줌마'임을 또 한 번 입증했다.
◇ 고추 잡채와 꽃빵
비주얼: ★★☆
난이도: ★★★☆
한줄평: '차줌마 중국집', 메뉴에 추가합시다
만재도 가내수공업의 탄생을 보았다. 차줌마 만재끄라상. 제작진이 건넨 메뉴도 아닌데, 고추가 있다는 이유로 '고추잡채를 해볼까?'라고 시작된 차이니식 브런치 타임. 웍 안의 형형색색 야채들을 뒤집는 현란한 손목의 스냅, 그는 아마도 이를 위해 그렇게 매일 운동을 거르지 않았으리라. 채반과 솥의 크기 차이로 빵을 찔 수 없게 되는 상황에 봉착하자, 죽어가는 꽃빵을 살리고자 튀김가루를 묻혀 꽃빵튀김으로 전환하는 상황 판단력도 탁월했다.
바깥양반 참바다가 탈부착 콩깍지가 있을 만하다. 이런 요리를 뚝딱 만들어 내는 데 싸웠던 일이 떠오르기나 할까. 아들 손호준에게 "맛있지? 말도 안돼?"라고 맛을 강요하던 모습은 그저 훈훈해 보는 것만으로 절로 미소짓게 만들었다. 물론 설거지는 호주니의 몫이었지만.
◇ 어묵탕과 핫바 & 망상어 튀김
비주얼: ★★★☆
난이도: ★★★★★★
한줄평: 이젠 차줌마가 아니라 차셰프!!
손수 끓인 거북손 죽까지 새참으로 먹였으나, 물고기 낚시엔 실패한 바깥양반 참바다씨. 결국 몰래 아껴뒀던 피쉬뱅크에서 우럭 세마리, 망상어, 홍합 등을 꺼내 차줌마에게 내밀었는데….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는 말을 누구보다도 잘 실천한 차줌마는 결국 불가능을 현실로 만들며, 어묵, 게로 육수를 낸 어묵탕, 핫바, 양념을 입은 망상어 튀김까지 내놓으며 이날 저녁 밥상을 한가득 채웠다.
뼈와 살을 분리해 다진 우럭 세 마리, 그리고 부족한 생선살을 대신한 홍합이 결합해 기름 속에서 꽃을 피웠다. 여기에 수제 케첩의 핫바 전용 웨이브까지 곁들어지니 고속도로 휴게소 핫바가 눈앞에 딱! 핫바를 받아든 나영석 PD가 내뱉은 한 마디. "대박이다."
gato@osen.co.kr
'삼시세끼-어촌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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