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보게 빠진 살" 김태균의 행동하는 리더십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3.01 10: 05

"아니, 정말 태균이 맞아?"
한화 4번타자 김태균(33)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만나는 사람들마다 "왜 이렇게 살이 빠졌나"는 이야기를 매일처럼 듣는다. 국내 팀들과 연습경기 전 오랜만에 마주한 상대팀 코치·선수들은 "배가 쏙 들어갔다", "정말 태균이 맞느냐", "못 알아보겠다" 등의 말로 김태균에게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김태균의 몸은 한눈에 봐도 몰라볼 만큼 홀쭉해졌다. 최근 그는 경기 전 입는 트레이닝복도 자신의 등번호 52번이 아니라 44번이 적힌 선배 조인성 것을 빌려 입는다. 김태균은 "내 것은 지금 몸에 맞지 않는다"며 한 치수 작은 조인성 옷을 입는 이유를 설명했다. 군살이 쏙 빠진 몸매에 유니폼이 헐렁인다. 

고치 1차 캠프 때만 해도 김태균의 체중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당시 그는 "남들은 다 살이 빠졌다고 하는데 체중은 그대로다. 얼굴살만 빠져서 그런가 보다"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이제는 체중에 있어서도 큰 변화가 왔다. 지난해까지 공식 체중이 110kg이었는데 이젠 107kg로 떨어졌다. 체지방도 줄었다. 
고된 훈련의 흔적이다. 김태균은 지난해 가을 오키나와 마무리캠프 때부터 김성근 감독의 지옥 훈련을 빠짐없이 소화해냈다. 그는 "예전보다 3배 이상 훈련량이 많아졌다"며 강훈련에 혀를 내둘렀지만 통증이 있는 부상이 아닌 이상 훈련을 안 걸렸다. 김성근 감독도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고 반색했다. 
김태균은 지난달 28일 고친다구장에서 열린 훈련에서도 한참 어린 후배 강경학·이창열과 함께 김성근 감독으로부터 펑고훈련을 받았다. 10살밑의 후배들과 같이 땅을 구르며 구슬땀 흘렸다. 팀 내를 넘어 KBO리그를 대표하는 최고 스타로서 체면과 자존심을 버린 지 오래. 팀을 위해 구를 각오가 되어있다. 
무엇보다 주장으로서 책임감이 스스로 솔선수범을 이끌고 있다. 주장이 된 후 후배들과 구분 없이 하나의 팀이 될 것을 강조한다. 실제로 올 초 육성선수로 입단한 모선수가 '신고선수'라고 자기소개하자 김태균은 "우린 다 같은 프로다. 앞으로 어디 가서 '신고'란 말은 하지 마라"는 당부를 전하기도 했다. 
김태균은 "팀에는 주축과 아닌 선수가 있겠지만 그래도 다 같은 프로 선수들이다. 프로다운 대우를 받고 함께 열심히 하자는 뜻이었다"며 "신고라고 하면 스스로 위축되는 것도 있을 것이다. 우린 다 같은 한화 선수지, 나랑 걔들이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후배들과 함께 받은 제대로 된 땀을 흘린 김태균은 전과는 몰라보게 살이 빠졌다. 신인 시절을 연상시키는 날카로운 턱 선과 몸매에 '외모 칭찬'도 자주 듣는다. 이에 김태균은 "원래부터 듣던 소리"라며 웃은 뒤 "내가 이렇게 굴러서라도 팀이 잘되면 좋다"고 했다. 이것이 바로 김태균의 행동하는 리더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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