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박세웅의 깨달음, ‘더 강하게’보단 ‘더 정확하게’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03.01 08: 09

kt 위즈 2년차 투수 박세웅(20)이 순조롭게 스프링캠프를 마무리 하고 있다. 실전경기에서 인상적인 투구로 선발 경쟁에서 한발 앞서가는 모양새다. 아울러 1군 타자들을 상대하면서 깨달은 바를 머릿속에 담으며 1군 무대를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
2014년 신인지명회의에서 1라운드로 kt 유니폼을 입은 박세웅은 지난해부터 토종 에이스로 관심을 모았다. 신인답지 않은 배짱투를 앞세워 퓨처스리그를 완전히 소화했다. 그의 성적은 20경기(118이닝)에 등판해 9승 3패 평균자책점 4.12 123탈삼진. 북부리그 다승왕이자 본인이 세웠던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는다”는 목표를 이뤘다.
박세웅은 신인 최저 연봉이었던 2400만원에서 50%가 인상된 3600만원에 재계약했다. 꾸준한 활약에 보상을 받았다. 이번엔 1군 무대를 앞두고 다시 한 번 “아프지 않고 로테이션을 지키겠다”는 각오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그리고 실전경기를 통해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일본 전지훈련 첫 대외 연습경기의 선발도 박세웅이었다. 그는 당시 오릭스 버팔로스를 상대로 2이닝 2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2년차 투수치고는 흔들림 없는 모습이었다. 오릭스와 두 번째 경기선 중간 계투로 등판해 2이닝 3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1실점의 기록. 홈런 한 방이 아쉬웠으나 수비나 견제 등에서 안정감을 뽐냈다. 19일 롯데전 역시 3이닝 1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순항했다.
그리고 지난 27일 롯데와의 경기에선 2번째 투수로 등판해 4이닝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을 마크했다. 무엇보다 롯데의 1군 타자들을 상대로 거둔 기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박세웅은 4회에 등판해 손아섭에게 우전안타를 내줬다. 하지만 최준석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은 뒤 박종윤, 황재균을 범타 처리했다.
5,6회에는 한 명의 주자도 출루시키지 않았다. 비록 7회말 연속 안타와 볼넷을 내주는 등 흔들리며 1실점했으나 차분하게 후속타자들을 막아냈다. 1사 만루서 김문호를 루킹삼진, 강동수를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팀의 리드를 지켰다. 박세웅은 제 몫을 다 하고 8회부터는 마운드를 정대현에게 넘겼다. 이날 총 71개의 공을 던졌고, 최고 구속은 144km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 후 박세웅은 “1~3번째 이닝까지는 느린 커브도 던져보고 카운트가 유리해지면서 타자들을 쉽게 상대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하지만 한 이닝에 급격히 흔들리며 교훈을 얻기도 했다. 그는 “4번째 이닝에서 주자가 쌓이면서 카운트가 불리해졌다. 좌타자한테 던진 체인지업이 벗어나면서 카운트가 어려워졌다. 또 힘으로만 던지려는 경향이 있었다. 경기를 하면서 ‘더 빠르게, 더 강하게’가 아닌 ‘더 정확하게’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1점을 내주긴 했지만 인상적인 피칭이었다. 롯데 1군의 중심 타자들을 상대하면서도 주눅 들지 않았다. 자신의 주무기로 아웃카운트를 잡은 것도 자신감 상승의 요인이었다. 박세웅은 “아무래도 1군 타자들과 상대해서 내가 자신 있는 공으로 타자를 잡아내다보니 자신감이 생겼다”며 흡족해 했다.
이제 막 스프링캠프가 끝나가는 시점이라 모든 걸 판단하기엔 이르다. 하지만 일본에서 보여준 박세웅의 호투는 큰 의미가 있었다. 특히 1군 타자들을 대담하게 상대하는 모습은 kt 토종 에이스의 탄생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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