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터워진 야수층’ LG, 144G 해답 보인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03.02 05: 57

모험수가 통한다. LG 트윈스 내외야에 자리한 젊은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 1일 한화와 연습경기에선 외야진에선 김용의가, 내야진에선 백창수가 멀티히트를 기록하고, 수비서도 안정감을 보였다. 양상문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계산이 맞아가고 있는 것이다.
LG는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포지션 교통정리를 단행했다. 내야수 김용의와 문선재의 외야수 전향을 결정, 둘은 캠프 내내 외야수비 연습을 했다. 스프링캠프서도 마찬가지. 심지어 둘은 타자들이 타격연습을 할 때에도 외야에서 공을 잡는다. 김용의와 문선재에겐 선수 생명을 건 포지션 전향인 만큼, 하루하루를 간절하게 보내는 중이다.
그리고 노력이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2월 20일 SK전에서 머리 위로 향하는 타구를 놓쳤던 김용의는 최근 경기에선 무리 없이 타구를 쫓아간다. 스피드를 살려, 좌중간이나 우중간을 가르는 타구도 빠르게 잘라낸다. 비록 문선재가 1일 한화전에서 아쉬운 수비를 보였으나, 이 또한 과정이다. 양상문 감독도 채찍보다는 당근으로 김용의와 문선재에게 힘을 불어넣고 있다.

만일 둘의 외야 전향이 성공한다면, LG 야수진은 훨씬 두터워진다. 일단 최승준 백창수 박지규 등과 포지션 중복이 발생하지 않고, 대타 대주자 대수비에서 선택의 폭도 넓어진다. 양상문 감독은 “용의와 선재가 외야로 가면서 우리 팀이 훨씬 두터워졌다. 여러 가지 라인업을 짤 수 있고, 경기 중에도 변화를 꾀할 수도 있게 됐다. 타격도 좋지만, 외야수비도 점점 자세가 나온다. 적어도 어색한 모습은 아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젊은 야수들이 이번 스프링캠프를 통해 타격에서도 한 단계 올라섰다는 것이다. 노찬엽 타격코치의 지도에 따라, 각자 지난해 자신의 타격을 돌아보고, 스스로 변화를 모색했다.
외야수 채은성은 “스프링캠프에 들어가기 전 노찬엽 코치님과 비디오를 보면서 안 되는 부분들을 살펴봤다. 노 코치님은 강제로 폼을 바꾸지 않으신다. 사람마다 다 체형이 다르기 때문에 장점을 크게 하고 단점을 고치는 방향으로 지도하신다”며 “겨울에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간결한 타격폼으로도 비거리가 어느 정도 나온다. 타구가 날아가는 것을 보며 나도 모르게 놀랄 때가 있다”고 말했다. 내야수 오지환은 컨택 능력 향상을 위해 타격폼을 수정했고, 연습경기를 통해 결과물이 하나씩 나오고 있다.
주장 이진영 또한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두고 “올해는 내부 경쟁이 어느 때보다 더 치열하다. 심지어 어린 선수들끼리도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지환이 은성이 용의 선재 등 다 업그레이드 됐다. 그래서 기대가 된다”고 전했다. 자신도 포지션 경쟁을 하는 입장이지만, 팀이 한 단계 더 올라서기 위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봤다.
2015시즌의 성패는 선수층에 달렸다. 처음으로 시행되는 3일 휴식기 없는 144경기 체제인 만큼, 주전과 백업의 차이가 작은 팀이 치고 나갈 것이다. 젊은 야수들의 성장세가 지속된다면, LG는 모든 포지션에 수준급 백업 선수들을 보유하게 된다.
시나리오는 이렇다. 두 이병규(9번·7번) 박용택 이진영의 외야진을 김용의 정의윤 채은성 문선재가 백업한다. 정성훈 손주인 한나한 오지환의 내야진에는 최승준 박지규 백창수 황목치승이 대기한다. 포수진 역시 최경철 다음 자리를 놓고 유강남과 조윤준이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이렇게 어느 해보다 치열한 내부경쟁을 통해 LG의 2015시즌 성공 방정식이 만들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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