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만났던 ‘공개주의’ 서태지[Oh!쎈 메모]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5.03.02 09: 18

 어쩌면 ‘신비주의’가 불가능 했을지 모른다. 손 안에 개인미디어를 하나씩 쥐고 있는 요즘이니 말이다. 그래서일까. 정규 9집 앨범을 들고 5년 만에 돌아온 서태지는 이번 활동을 통해 대중적인 행보를 보였다. 그간 철저히 자신을 숨겨왔기에, 팬들을 집으로 초대해 파티를 열고 2세의 사진을 SNS를 통해 공개하는 모습은 파격적이었다. 다시 만난 서태지는 확실히 ‘공개주의’였다.
서태지는 지난달 28일과 3월 1일 개최한 ‘서태지밴드 앙코르 콘서트’를 마지막으로 정규 9집 앨범 '콰이어트 나이트(Quiet Night)' 활동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날 콘서트에서 그는 “처음으로 대중적인 모습을 보여드렸다”면서 이번 활동을 뒤돌아봤다. 
그의 말처럼 서태지는 대중과의 소통에 애썼다. 선공개곡 '소격동'을 대중성을 갖춘 가수 아이유에게 부탁했고, 예능프로그램인 KBS2 '해피투게더'에 출연해 그간의 근황을 털어놓으며 컴백했다. MBC '무한도전'에 출연해 자신의 집을 공개하는 것은 물론 앨범을 발매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간의 궁금증에 대해 상세히 답했다. SNS 계정을 개설하고 여기에 자신의 딸 아이 '삑뽁이(태명)' 사진을 공개한 것은 정말 서태지가 맞나 싶을 정도로 놀랍다. 

자신의 팬들에게는 더욱 적극적으로 다가갔다. 집에 팬들을 초대해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기도 하고, 데뷔 이래 최초로 소극장과 클럽에서 공연을 펼치며 관객과 한 공기를 마시기도 했다. 특히 콘서트 큐시트를 팬들이 추천한 곡으로 채우면서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소통한 점이 인상적이다.
이 같은 파격적인(?) 시도들 때문이었을까. 이번 앨범의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발매한 정규 9집 앨범 '콰이어트 나이트' 타이틀곡 '크리스말로윈(Christmalo.win )'으로 각종 음원차트를 석권하고 서태지밴드의 전국투어 콘서트도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서태지는 지난 1일 ‘앙코르 콘서트’에서 객석으로부터 다음 앨범에 관련된 질문을 받고 "10집 앨범은 언제 나올지 모르겠다. 좋은 음악을 만들려면 휴식의 시간이 필요하다. 2~3년 목표로 생각하고 있다"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그가 다시 ‘신비주의’로 회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미 대중과 소통하는 즐거움을 알았고, 친근한 이미지까지 구축해놓은 바다. 다음 활동에서는 더욱 적극적인 서태지의 모습을 기대해 봐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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