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신치용-주연 레오-조연 유광우가 만든 ‘우승 3박자’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5.03.04 06: 13

‘명품 조연’이라는 말이 있다. 때로 ‘신스틸러(Scene Steeler)’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들은 주인공이 맹활약하는 사이사이, 순간적으로 관객의 시선을 잡아끄는 훌륭한 조연을 부르는 말이다.
신치용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육성형 용병의 끝판왕’ 외국인 선수 레오가 주연을 맡은 삼성화재의 정규리그 4연패 드라마 속에도 신스틸러가 있었다. 삼성화재가 이룬 우승이라는 텃밭에 비료 역할을 한 남자, 세터 유광우(30)다.
대전 삼성화재 블루팡스가 3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시즌 NH농협 V리그 남자부 6라운드 인천 대한항공 점보스와 경기서 세트 스코어 3-0(25-20, 28-26, 25-21) 완승을 거두고 정규리그 4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이날 승리로 삼성화재는 매직넘버를 달성하며 2011-2012시즌부터 이어진 정규리그 연속 우승 기록을 4연패로 늘렸다. 2005년 V리그 원년 이후 11번의 시즌 중 현대캐피탈(2005시즌, 2005-2006시즌, 2008-2009시즌) 대한항공(2010-2011시즌)에 왕좌를 넘겨줬던 4시즌을 제외하고 벌써 7번째 정규리그 우승이다. 뿐만 아니라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해 통산 9번째 챔피언의 왕좌를 노릴 수 있게 됐다.
아마추어팀으로 창단할 때부터 지휘봉을 잡은 신치용 감독은 강팀 삼성화재라는 영화의 메가폰을 잡고 팀을 19번이나 결승전에 올린 명감독이다. 43득점을 기록하며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맹활약한 레오는 누가 봐도 명확한 주인공이다.
그리고 또 한 명을 꼽자면 유광우가 있다. 신 감독은 우승을 확정지은 후 자신이 잘 했다고 생각하는 일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감독과 외국인 선수, 그리고 세터간의 관계에 신뢰가 있어야한다. 유광우, 레오와 신뢰가 있다는 점에서 그 부분은 내가 잘한 것 같다”며 미소를 보였다.
그 말 대로였다. 유광우는 신 감독이 생각하는 대로 정확한 플레이를 구현하고, 헌신적인 플레이로 팀을 위해 코트에 몸을 던지는 선수였다. 고질적인 발목 부상을 안고서도 2011-2012시즌부터 지난시즌까지 3연속 V리그 세터상을 독식하며 팀의 우승을 조율한 ‘명품 조연’ 그 자체였다.
신 감독이 ‘감독-외국인 선수-세터’간의 신뢰 관계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는 유광우는 “일단 경기를 이기면 신뢰가 쌓인다. 어떻게 이기는지 알게 되면 점점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입단 이후 부상으로 잠시 쉬었던 시즌을 제외하고 삼성화재에서 뛰며 계속 우승을 맛봐온 유광우는 “내가 행운아라고 생각한다. 좋은 동료들이 있었기 때문에 우승을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계속 이어가야한다는 부담감도 생기지만, 오늘 우승했으니 기쁨을 만끽하겠다”고 미소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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