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풍문', 그들은 심각한데 우리는 배꼽잡는다
OSEN 이지영 기자
발행 2015.03.18 06: 54

안방극장에서 보기 힘들었던 블랙코미디라는 장르를 선보이고 있는 ‘풍문으로 들었소’. 아이러니한 상황, 겉과 속이 다른 캐릭터들은 매번 우리에게 웃음을 안긴다. 어떤 예능 프로그램보다 시청자들을 배꼽 잡게 만들고 있다.
17일 방송된 SBS 월화극 ‘풍문으로 들었소’에서는 자신의 아들보다 잘난 봄(고아성)이로 인해 안절부절하는 정호(유준상0와 연희(유호정)의 모습이 그려졌다. 정호와 연희는 과외 선생을 불러 봄이가 웬만한 여자 대학이라도 들어갈 수 있게 해달라고 한다.
하지만 과외 선생은 봄이가 그 정도 수준이 아니라고 한다. 최연소 사법고시 합격까지 노려볼 수 있을 정도로 월등한 학생이라고 칭찬한다. 이에 정호는 봄이의 실력을 테스트하고, 봄이의 영특함에 “쓸만하다”는 인정까지 한다. 하지만 곧 정호와 연희는 걱정에 빠진다. 자신의 아들은 사시에 떨어지고 봄이만 함격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 두 사람은 동시에 그런 걱정으로 잠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웃음을 유발했다.

이 외도 이날 ‘풍문으로 들었소’는 아이러니한 상황으로 시청자들을 여러번 웃게 했다. 그들은 심각했지만, 그들의 행각을 보고 있는 시청자들을 배꼽을 잡을 수 밖에 없었던 상황들이 연출됐다. 정호는 형식(장현성)과 몸싸움 도중 머리가 뽑히게 되고, 이 일로 병원을 찾는다. 병원에서는 모발 이식을 권하고, 정호는 “통증은..”이라고 조심스레 묻는다. 의사는 "이것도 일종의 수술이니 통증이 있는 게 당연하다" 하고 정호는 그 말에 몸서리를 치며 웃음을 유발했다.
어렸을 때부터 곱게 자란 정호는 약간이라도 아픔을 견디지 못했던 것. 통증이 있다는 말에 그렇게 고민하던 탈모와 이식수술을 포기하는 그의 모습은 그 자체로 아이러니였다. 정호에게는 심각한 상황이었지만, 시청자들은 웃을 수 밖에 없었다.
또 봄이네 가족 역시 예외는 아니였다. 봄이는 정호가 인정해주는 말을 하자 좋아한다. 그 동안 고생했던 순간들이 보상되는 것 같다. 그 과정에서 처음 자신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가족들이 알게 되는 순간을 회상한다. 봄이는 먼저 엄마 진애(윤복인)에게 그 사실을 밝히고 진애는 충격을 받는다.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형식이 봄이의 방에 들어와 “그 자식이 누구냐”고 분노하자, 진애는 형식을 말리기 위해 “엄마도 혼전 임신이었다”고 고백을 해 웃음을 유발했다. 형식은 “이 상황에서 그 이야기가 왜 나오냐”고 벌쩍 뛰었다.
분명 심각하고 충격적인 상황이었건만 진애의 갑작스러운 폭탄 발언은 그 상황을 코미디로 만들었다.
블랙코미디라는 장르가 안방에서 방영된 적도, 크게 성공한 적도 없었기에 반신반의 했던 ‘풍문으로 들었소’. 하지만 뚜꼉을 연 ‘풍문으로 들었소’은 블랙코미디의 정수를 선사하며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가식으로 가득 찬 인간들이 빚어내는 어이없는 상황, 시청자들의 예상을 깨는 캐릭터들의 돌발 행동, 거기에 걸맞는 BGM까지, ‘풍문으로 들었소’은 이들이 빚어내는 절묘한 조화로 시청자들에게 뼈있는 웃음을 선사하며 안방에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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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문으로 들었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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